Discografia

Windy city

The Skeptic 2009. 4. 23. 00:34

올만에 음악관련 포스팅질이다. 일전에 아는 후배의 결혼식장에서 올만에 친한 친구 하나를 만났더랬다. 식장 밖에서 담배 하나씩 피워물고 세상사는 이야기(라고 해봤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이야기밖에 더 있겠는가만, 하고 싶은 일을 죽도록 열심히 했더니 돈이 저절로 벌리더라는 따땃한 인생을 살고 있지 못해서리) 를 하다가 문득 이런 질문을 해왔다.

 

"인간이 만든 것중에 제일 쓸모없는 것과 가장 쓸만한 게 뭐라고 생각하냐?"

"제일 쓸모없는 것, 종교하고 국가. 가장 쓸만한 것, 음악."

 

고백컨데 난 심각한 음치이며 난해한 수준의 박자맞추기라는 대단한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인간이다. 고로 노래방이란 곳은 내겐 지옥과 동의어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년 365일을 하루같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외출을 할 땐 늘 헤드폰과 함께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게 음악을 마구잡이로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좋아하는 음악장르라는 것도 사라져 버린다. 그저 어떤 날엔 별로인 음악이 또 다른 날 들으면 기가 막히게 좋은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런 내게도 몇 가지 편향은 존재한다. 최근에 일나가는 곳에서 약간의 문제도 있었고, 이런저런 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더니 몸상태도 시원찮아졌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출퇴근과 외출을 항시 함께 하는 나의 낡은 엠삼에 어느새 윈디시티의 노래들로 가득 채워졌다는 사실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약 백만년전 쯤에 산 내 엠삼은 용량이 512MB밖에 되질 않기 때문에 많지 않은 그들의 앨범을 채워넣고 나면 이미 목까지 그득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좋은 노래들도 많고 그 노래들 역시 내가 이런 상황일때 운좋게 내 눈에 띄면 못지않게 위로가 되어준다. 그러나 어느새 난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노래를 찾게 된다. 좋은 노래, 좋은 생각, 좋은 행동, 뭐라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한 밴드다. 문제가 있다면 아직 앨범이 적다는 정도? 어서 필모그래피가 늘어나서 낡고 용량적은 내 엠삼말고 용량빵빵한 엠삼에 가득가득 채워서 하루종일 들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Love, Power and Unity

 

 

 

 

최근에 파스텔 뮤직인가에서 출시한 앨범, <V.A 남과 여... 그리고 이야기>에도 W & Whale 의 싱거 웨일과 함께 한 노래 "우주편지"란 곡도 함 들어보길 권한다. 그냥 함 들어보면 왜 들어보라고 했는지 알 것이다. 난 한 사흘정도 Repeat one 했었던 것 같다.

 

http://www.windyc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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