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자주 하는 짓이긴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못난 짓중의 하나가 바로 '자폭'이란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너죽고 나죽자'라는 건데 다 잘 살자고 하는 짓인데 죽자고 뎀비는 건 멍청한 짓이란 소리다.
쌍용차 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있으면 세상엔 참 멍청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나말고도 꽤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저번에 인용한 이번에 쌍용차 구조조정에서 살아 남았다는 인간마냥 너죽고 나죽자는 인간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이 쯤에서 사람들은 의아할 게다. '너죽고 나죽자'를 행하고 있는 인간들은 현재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쌍용차 노조원들이 아니냐고 말이다. 결단코 아니다. 그 사람들보다 더 큰 자폭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파업을 비난하는 사람들이고 구고조정에서 살아남아 파업하는 노조원들 공장에서 쓸어 내겠다고 용역들과 함께 처들어간 바로 그 쌍용차 직원같은 이들이다.
그들의 논리는 한결같다. '해고당한다고 죽는 거 아니다', '중소기업 노동자은 너거들보다 더 못한 삶을 산다', '귀족노조가 어디서 배부른 투정이냐'는 식이다. 한결같이 주장하는 바는 '낮은 곳으로 임하라'는 거다. 그런데 말이다. 하나님이 보냈다는 외아들 야소씨가 아닌 이상 자기들도 그런 삶을 살길 원하진 않을 거란 말이다. 그러면서 왜 다른 사람들에겐 그런 사람들도 있으니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고 욕하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멍청해서 그런 거다.
남조선이란 나라가 살기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인간의 평범한 인생조차 맘편하게 꾸려가기 쉬운 나라가 아니다. 개인이 부담해야할 비용이 정말 만만찮게 높은 나라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나라는 IMF 사태 이후로 GDP수치도 올라가고 경제지표들도 호전되었는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낮아지기만 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아주 단순한 증명 사례가 있다.
아들 원생이 부시가 집권하던 시절, 그의 집권이후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통계발표가 나왔다. 그 통계를 본 어느 노동자가 이렇게 말했다.
"어 그래, 나도 두 개나 얻었지."
무슨 말인고 하니 원래 정규직 노동자였던 그가 해고된 이후 그는 두 개의 파트타임을 얻어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소득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게 바로 신자유주의, 그리고 쥐박이와 딴나라당, 좆선, 중앙, 똥아, 매일경제, 해럴드경제, 뉴라이또같은 것들이 주장하는 바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선진화'이며 '고용시장 유연화'인 것이다. 결국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임금을 하향평준화시키겠다는 발상이다. 그런데 노동자란 것들이 그 정책에 저항하는 동료들을 욕하고 비난하며 저주한다.
당장은 쌍용차 노조원들이 자폭하려고 드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대통령병 환자 김문수 또라이가 말한 것처럼 말이다. (주1)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실패하고, 그들을 비난하고 저주했던 인간들이 득세하는 순간, 비난을 퍼부었던 인간들 중 쥐박이나 딴나라당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노동자들을 아주 천천히, 심지어 자신들조차 모를 정도로 천천히 그러나 한명의 예외도 없이 자폭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란 점이다.
얼마 전에 있었던 공기업 기관장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 당시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는가? '구조조정'이었다. 그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기관장에겐 경고가 들어가고 몇 명은 짤릴 상황에 처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르고 '비정규직법'이 이슈가 되었다. 정권과 청와대, 딴라당은 대량해고를 떠들어 댔다. 그리고 실제로 해고가 발생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해고가 활발하게 진행된 곳은 민간기업이 아니라 이른바 '공기업'이라는 점이다. 여전히 쥐박이와 딴나라당은 그것을 근거로 비정규직법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이 일련의 스또리가 무얼 의미하는지 모르겠나?
그래도 현재 쌍용차 노조를 비난하는 이들은 이 사건들이 그저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말 안해도 안다. 그래서 이 나라가 미래가 없다는 거다.
주1)
몇 번이고 말한 것 같지만 인제 왕년에 데모깨나 했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니가 정말 제대로 데모한 넘이라면 쌍용차 사태를 보면서 '자폭'이란 소리 하면 안 된다. 그건 얼치기들이나 하는 소리다. 게다가 나름 한 나라의 도지사가 아닌가? 그런 자리에 있으면서 그런 무책임한 소리나 해대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데모쟁이로도 정치인으로도 함량미달인 인간같으니라고. 가만 보면 이 인사도 딱 이명박 타입이다. 좆도 아는 것 없으면서 자기가 옳다고 믿는 건 죽어라고 밀어 붙인다. 그래서 대통령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남조선 인간들은 또 '사내답다'고 열심히 찍어줄 거다. 그런데 난 사내다운 만큼 멍청한 색희는 싫다. 언제쯤 김문수, 신지호같은 어설픈 날라리 데모쟁이 출신 정치인들 꼬라지를 안 보고 살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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