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잠실에선 베어스와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주말 3연전의 마지막 경기. 결과는 와이번스의 승리.
그런데 경기를 보고 난 후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를 보니 조금 거시기하다. 이미 3연전중 2승을 챙겨놓은 베어스는 아주 여유있는 경기를 펼쳤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와이번스는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양 팀의 상황이 비슷하다면 모르겠지만 베어스는 와이번스보다 근 5경기 정도를 덜 치른 상태다. 맞대결에서 조금이라도 더 승리를 챙겨놓지 못하면 아무래도 가을잔치에서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선발은 김광현 대 니코스키, 그런데 와이번스의 에이스인 김광현이 타구에 손을 맞는 부상을 당하고 만다. 니코스키도 부상으로 내려갔지만 경우도 다르고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차이가 난다. 게다가 와이번스의 4번 타자 이호준마저 주루도중 부상으로 교체. 에이스와 4번타자의 부상, 김성근 감독은 경기는 이겼지만 이겨도 이긴 기분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보도의 내용과 경기 양상은 사뭇 달랐다. 내가 본 와이번스 대 베어스의 오늘 경기는 11:4 가 아닌 그보다 많은 차이가 났어야 정상인 경기였다. 3연전 중 1차전이나 2차전은 베어스 수비진의 호수비들이 연이어 타져나온 결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그런 호수비도 없었다. 심지어 3회엔 우익수 임재철이 결정적인 실책까지 해주었다. 게다가 김광현과 니코스키가 나란히 부상으로 교체된 이후 등판한 투수들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
와이번스 : 김광현 - 고효준 - 송은범 - 정우람
베어스 : 니코스키 - 김상현 - 박민석
니코스키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교체된 이후 부랴부랴 마운드에 오른 김상현은 확실히 몸이 덜 풀린 투수란 어떤 존재인가를 보여 주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와이번스 공격의 집중력이 살아나는 듯 보였으나 이후 등판한 박민석 공략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닌 듯 보인다. 물론 9회에 대거 3점을 더 뽑아내긴 했지만 1군 등판 자체가 많지 않았던데다 이미 투구수 100개를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칭찬받을 만한 일은 아니다.
져도 손해볼 게 없었던 베어스, 지면 안 되었던 와이번스의 경기. 와이번스가 경기는 이겼지만 댓가가 너무 컸다. 와이번스도 점점 라이온스와 닮아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p.s.
베어스 투수 박민석 - 제구가 조금만 받쳐줘도 그리 쉽게 공략당할 투수는 아닌 듯 한데 그 넘의 제구력 참 극악일세.
와이번스 정근우 - 참 마당발이야. 안타도 많이 쳐, 도루도 잘해, 게다가 부상도 안 당해요. 감독 입장에서 볼때 최고의 선수.
와이번스 박재상, 박정권 듀오 - 확실히 전반기에 비해 모든 능력치가 감소한 듯. 피로누적인가? 마땅한 백업도 없는데.
후반기들어 와이번스에 악재가 참 많이 발생하고 있는 듯. 그래도 와이번스 팬들, 박민석 투수 욕하진 맙시다. 누가 봐도 일부러 맞히려고 그런 것 아니란 거 알 수 있는 상황인데 욕하시면 안 되죠. 팬들도 응원과 열폭은 좀 구분하며 삽시다.
p.s.2.
히어로즈 정민태 투수 코치의 선수로서의 공식 은퇴을 축하드립니다. 현대가 망가지고 은퇴식도 없이 지나가나 싶었는데 뒤늦게나마 뜻깊은 자리를 갖게 되어서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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