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부동산 시리즈 2

The Skeptic 2009. 11. 2. 01:34


부동산 시리즈 2


미쿡에서 제 2의 부동산 위기라고 불릴만한 사건의 전조가 보인단다. 바로 상업용 부동산 문제다. 1차 사건이 주거용 부동산이었다면 이번엔 상업용이란 게 조금 다르다. 벌써부터 미국 언론들이 난리고 덩달아 남조선 언론들도 성급한 예측 기사들을 쏟아낼 기세다.


그런데 이상한 건 이미 몇 달전부터 전조가 나타났던 현상인데 왜 느닷없이 새로운 일이라도 터진 양 난리인가 하는 것이다. 정확한 날짜와 기업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소유와 임대업을 하던 업종의 서열 2위 기업이 파산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게다가 지지부진한 경기회복의 여파는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질 테고 결국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수익 하락과 가격 하락을 부를 수 밖에 없다. 불황이 길어질 것이라 예측된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가해질 타격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


문제는 이미 정해진 사건은 대처도 가능하다는 거다. 몇날 몇시에 어디에서 사고가 날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찾아가서 죽자고 덤빌 사람은 없지 않은가? (아! 물론 상식적인 경우의 이야기다. 사실 죽자고 덤비는 사람들도 꽤 된다) 게다가 케이스는 조금 다르겠지만 이미 주거용 부동산으로 인한 파국까지 경험해봤다. 경기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순 있지만 대처못할 수준의 대형사고는 아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눈있고 귀있고 머리가 있다면 대형사고로 번질 수도 없다.


뭐 물건너 먼 나라의 부동산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울 나라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다. 이미 강남의 사무실 밀집지역과 역세권 사무실 건물들중 '임대'표지판이 없는 건물이 없다. 심지어 어느 지역을 지나다 보면 작은 사무실 건물인 경우 한 건물 건너 하나씩 통째로 비어있는 경우도 하다하다. 이 역시도 이미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현상인데 여전히 나아질 기미는 안 보인다. 불행중 다행이고 다행중 불행이라면 아직 헐값에 건물을 세놓겠다거나 팔겠다는 현상이 본격화되지 않은 점일 게다. 지나친 물가하락 현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바로 주택가격이다.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실업율이 증가하고 상업용 부동산이 비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주택 가격은 오른다. 공급이 모자라서 과수요가 발생하고 그 때문에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 상승론자들의 논리다. 그런데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돈들어올 구석이 줄어드는데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실수요가 늘어난다라? 만약 경기위축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중이었다면 이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순 없다. 전세 수요가 늘어날 순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결국 현재 남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택 가격 상승은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리고 이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는 '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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