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독일 대 호주

The Skeptic 2010. 6. 14. 17:13

독일 대 호주

 

졸려서 4골째 터지는 것 보고 잤다. 그리고 그 4골이 그 경기에서 나온 모든 골이었다. 호주 경기를 보노라니 문득 허정무 감독의 모습이 오버래핑되더라. 정상적인 플레이론 마라도나를 막지 못해 날아차기로 막아내던(?) 그 모습말이다. 딱 그 모양이었다. 정상적인 경기를 하면 도대체 대책이 안 나오니 필연적으로 거칠어 질 수밖에 없었던. 처음엔 '아니 뭐 저런 바보같은 플레이를...'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웬지 모를 동병상련의 아픔같은 것이 느껴지더라는. 

 

호주의 경기는 마치 그리스를 보는 듯 했다. 공격도 수비도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다보니 나중엔 스스로 무너져 내려 버리는. 그 와중에도 대단한 것은 독일이었다. 비록 상대가 너무나 일찍 자멸해 버린 감이 있지만 그래도 현재까지 본 경기들중 공격 면에서 가장 다양하고도 정확한 옵션들을 갖추고 있는 팀이었다. 견고한 수비야 뭐 대대로 독일의 자랑이니 덧붙일 말도 없다. 특히 하프라인 근처까지 가벼운 패스로 진출하다가 한번에 찔러넣는 패스의 정확함은 놀라웠다. 참 힘들이지 않고 경기하고 쉽게 쉽게 찬스를 만들어 낸다. 웬지 보고 있으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편해지는 경기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달리 눈이 띄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건 개인기량보다 조직력의 팀이라는 반증일 터. 그래서 더더욱 강해 보인다. 본선 경기가 열리기 전까진 뒤숭숭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부자 망해도 삼대는 간다는 말이 빈 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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