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수비수의 반칙이란 건 거의 대개가 멍청한 짓이다. 특히 페널티 박스 안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달리기를 못한 탓에 늘상 수비만 했던 옛날 일을 생각해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공격수는 자기가 생각한 대로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며 주도적으로 공격을 해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수비수는 언제나 그런 공격수보다 한 발 느리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그런 핸디캡을 안고 있으면서도 공격수의 스피드에 뒤처지면 안 된다. 슛이나 크로스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면 안 되니까. 물론 잘 해도 본전 못 하면 욕을 바리바리 먹는 골키퍼보다 불쌍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말이다. 차두리와 김남일이 실수를 했다. 그것도 결정적인 실수를. 그러나 차두리는 1차전 그리스전에서 군더더기없고 깔끔한 수비로 승리의 견인차 역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김남일, 난 여전히 2002년의 영광이란 것의 절반이상은 홈 어드밴티지 덕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걸 받은 모든 팀이 그런 실적을 내지 못한다는 걸 감안하면 무시할 수 있는 결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해, 그 경기장에서 누구보다 더 힘들게 뛰었던 이가 바로 김남일이다. 박지성을 비룻한 해외파 선수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도 바로 그 2002년이란 걸 생각하면 김남일이 우리 축구에 끼친 영향이란 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수비수는 항상 공격수보다 열세의 위치에서 자기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잘 하면 본전 못 하면 욕을 먹는 건 골키퍼와 비슷하다. 그러나 그들이 매번 실수만 반복했던 선수들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이유없는 비난을 퍼부을 대상은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단지 결과가 좋으니 그런 비판은 덮고 넘어가자는 말은 아니다. 그런 주장은 결과가 나쁘면 욕해도 된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 비난이란 건 결과에 따라 그 수위가 달라지지만 비판은 그런 것과 다르니까. p.s. 아... ㅆ ㅂ 조중연. 축협이 정신나간 짓거리를 해대는 이유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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