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심판 판정의 문제

The Skeptic 2010. 6. 27. 02:05

심판 판정의 문제

 

심판의 판정이란 건 그 심판이 잘 하든 못 하든 늘 논란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 우리 나라와 우루과이 전의 심판은 정말이지 무난했다. 그리고 심판에 대해 '무난하다'고 평가를 내리는 것은 내 경우엔 사실 최고의 찬사에 속한다. 그는 명백하고도 일관된 판정 태도를 보였다. 뭄싸움이 거칠어도 고의적이지 않다거나 혹은 늘 있는 수준이라면 결코 휘슬을 불지 않고 경기를 진행시킨다. 이런 자세는 경기 내내 지속되었다. 

 

주목해볼 장면중의 하나는 바로 전반전에 우리 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우루과이 선수가 날린 슈팅이 우리 수비선수의 팔에 맞고 튀어나온 장면이다. 느린 화면으로 다시 본 그 장면만 놓고 보자면 사실 핸들링 반칙에 의한 페널티 킥 판정을 내렸어도 무방했을 것이다. 그러나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아마도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난 그 장면을 보고난 이후로 심판 판정에 대해 별다른 의문점이 생기질 않았다. 

 

다만 부족했다면 그건 몸싸움 기술이었다. 북한 팀의 경기를 보면서 내가 가장 안타까웠던 것중 하나도 축구경기에서 허용되는 수준의 몸싸움조차 잘 하려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떤 정치적인 제스추어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점을 배제하더라도 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있다. 자국 리그 경기가 치열할수록 그런 몸싸움 기술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심판들 역시 그런 리그경기들이 활발한 국가들에서 온 사람들이다. 당연히 몸싸움 기술이 능숙하고 교묘하다는 것은 굉장한 플러스 요인이다. 

 

축구라는 경기는 생각보다 몸싸움이 굉장히 치열하다. 그리고 그 몸싸움과 관련된 기술은 사실 매우 중요하다. 몸싸움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곧 볼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는 것이며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경기를 우리 팀의 페이스대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대세나 일본의 혼다가 찬사를 받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그 때문이며 한 때 이동국이 비난을 들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찜찜하긴 하지만 월드컵같은 경기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선 많은 선수들이 해외진출을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심판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어차피 월드컵이란 경기도 표면적으론 전 세계가 모두 참여하는 축구축제를 표방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국 유럽이나 남미의 클럽 경기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토익이 영어공부를 표방하지만 실은 토익점수를 잘 내기 위한 토익시험 공부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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