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상에서의 예절 문제 웹이란 공간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접근성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어떤 말이든 실정법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실정법이란 것이 과거 군바리 독재정권에서 국가권력의 진정한 담지자였던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를 묵살하기 위해 만들어낸, 그것도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을 강제로 병합하고 지배하던 시절 만들어낸 법을 본따서 만든 국가보안법 같은 것이라면 꼭 지켜야만 하는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아무튼 웹이란 공간은 그런 특성을 갖는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인간과 인간이 각종 지위 고하나 나이같은 허울따위를 배제한 채 관점과 가치관만으로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선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혹은 나보다 지위가 높거나 혹은 학벌이 좋아서 선뜻 꺼내지 못했을 이야기도 웹상에선 부담없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그것이 완벽할 정도로 구현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웹이란 공간 역시 제한적이지만 현실 세계의 반영이기에 불가능한 일이다. 그때문에 늘상 문제가 되는 것이 예의 문제다. 그리고 이번에 또 사건이 하나 있었단다. 어떤 트위터 유저가 김주하 앵커를 무뇌라 불렀단다. 그런데 김주하 앵커는 그 트위터 유저가 지적한 것이 단순히 자신이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하는 의례적인 인삿말이기에 그의 지적을 인정할 수 없고 법적 공방까지 할 수 있다고 발언한 덕에 사건이 다소 커졌다. 일단 개인적인 차원에서 판단하자면 김주하 앵커를 무뇌라 부른 트위터 유저는 응당 김주하 앵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가 지적한 부분이 전혀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인사라는 건 예절이고 형식의 문제다. 아예 하지 않거나 혹은 일반적인 이들의 상식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지나치게 독특하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문제삼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그런 행위를 무뇌라고 부른 건 마치 '너 왜 인사할 때 두 손을 가지런히 배꼽위에 얹지 않고 허리를 90도로 구부리지 않는 거야? 이 무뇌아 녀석아!'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무뇌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 하거나 혹은 어떤 문제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하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인삿말이 이상하다고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보면 알겠지만 이건 인사라는 예절, 형식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차라리 김주하 앵커에 대한 감정적 편견에 가깝다. 몇 가지 경우가 가능해 보인다. 하나는 김주하 앵커를 무뇌로 부른 트위터 유저가 남들은 잘 모르는 혹은 김주하 앵커도 잘 모르는 어떤 사건혹은 사건들로 인해 악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이 그 하나고 다른 것은 진짜로 김주하 앵커의 인삿말이 그에겐 무뇌아들이나 사용하는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란 점인데 이런 경우라면 그 트위터 유저는 그리스 신화에 나온다는 침대 살인마 프로크로테스같은 인물이 아닐까? 법적 공방으로까지 갈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 무뇌라는 표현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실상 인신 모독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볼때 사과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그게 아니라면 김주하 앵커의 인사법이 왜 무뇌아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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