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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행진

The Skeptic 2011. 1. 21. 15:44

바보들의 행진

 

신정환이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때문에 또 좀 시끄럽다. 애시당초 신정환이란 인간에게 별다른 감흥을 갖고 있지 않은 나같은 인간은 그 인간이 대관절 무슨 잘못을 저질렀길래 해외에서 도피행각을 벌였는지조차 잘 알지 못 한다. 좀 곁다리같은 이야기인데 나이가 들면 쌓이는 경험만큼이나 편견이란 게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 중 최악이면서도 간혹 도움도 되는 것이 바로 '사람 됨됨이에 대한 편견'이다.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내 편견의 기준에 의거하자면 신정환은 '얽히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최악인 셈인데 그렇다 보니 관심이 없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요 며칠 뉴스를 보니 신정환이가 입은 옷때문에 또 좀 난리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진중권의 견해에 100% 찬성한다. 그가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 잘못에 대한 평을 내리면 된다. 물론 사법부에서 알아서 판단을 내리겠지만 어차피 연예인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게 마련이고 설왕설래 말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걸 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다만 핵심을 방기한 채 곁다리가지고 떠들 필요는 없다는 거다. 

 

게다가 이런 행동은 스스로에게 도움은 커녕 해만 되는 일이다. 살다보면 갖고 있어야 할 능력들이 참 많다는 걸 느끼게 되는데 그중에 중요한 걸 꼽으라고 할 경우 내가 주저없이 집어넣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분별력'이다. 쉽게 말하면 똥인지 된장인지 안 먹어보고도 알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인간이 능력이란 게 늘 그렇듯이 좀 모자라도 학습과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분별력이란 면에서 보자면 신정환의 차림새를 갖고 흥분하는 건 '저 분별력 떨어져요'라는 고백과 같다.

 

물론 아직 세상물정 잘 모르는 그리고 아직 세상돌아가는 걸 배우고 익히는 단계에 있는 아해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다 큰 어른들이 그런 짓하면 안 된다. 최소한 누군가가 '그게 무슨 덜 떨어진 짓거리냐?'라고 질책하면 바로 알아먹을 수는 있어야 한다. 덜 떨어진 짓을 하고 누군가가 지적해주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데 나이까지 많이 먹었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살다 죽을 것이란 이야기고 그 남은 기간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것이란 의미이며 그런 어른들이 많은 세상은 그 덜 떨어진 생각이 주류를 이룰 확률도 높으며 이제 갓 세상을 배우는 어린 아해들이 그 덜 떨어진 생각을 그대로 보고 배울 확률도 높아진다는 의미다. 참으로 비극 아닌가? 

 

 

1. 

신정환이가 입은 옷이 비싼 명품이란다. 그런데 난 전혀 모르겠다. 내 눈엔 그저 흔하게 볼 수 있는 옷이었을 뿐이다. 궁금한 건데 언론이나 남이 알려주지 않았어도 신정환의 옷을 보고 바로 명품이라고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가하는 거다. 뭐 나만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말이다. 

 

2.

그래서 대한민국 사람들은 흔히 사회지도층이라 불리고 난 그냥 지배계급'이라 부르는 이들의 각종 범죄들에 대해서 그렇게도 무관심한가 보다. 갸들은 무슨 죄지어서 법원 출두할 때 보면 몸안좋다고 거의 환자복에 휠체어타고 등장하지 않던가. 사람 차림새에 그렇게 민감한 사람들이니 당연한 결과일 수 밖에. 송백경이는 '설마 대한민국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어?'라는 의미로 한 말 같던데 내가 보기엔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3.

늘 느끼는 건데 대한민국 사람들은 왜 그렇게도 겉으로 보이는 것들에 집착하는 걸까? 참 사기처먹기 좋은 동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