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배오 데이
배배오 데이는 분명히 과자 업체의 상술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나면 모든 게 설명이 될까? 언젠가 '뭔 뭔 데이'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뒤늦게 행정관료라는 이들이 '뭔 뭔 데이'를 만들었노라고 떠드는 걸 보고 있으면 그들의 무신경함과 무감각함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주1)
그렇다면 그렇게 설명하고 나면 끝일까? 그렇진 않다. 꽤 오래전, 그러니까 배배오 데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던 시절, 그러니까 각종 '데이'들이 만들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그 많은 '데이'들중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진 '데이'들이 살아남고 나머진 버려진, 즉 안정화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단지 각종 업체들이 군불을 지폈다고 해서 다 살아남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대중들의 취사선택 과정이 중요하게 작용한 셈이다.
그렇다고 이 대중들의 취사선택 과정이 아주 대단한 의미가 있다는 식의 독립투사적인 생각을 갖을 필요는 없다. 그런 생각은 차라리 각종 '데이'들을 만들고 그것이 대중들에게 선택받아서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되길 바라는 업체 관계자들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고 우린 그럴 필요없다. 알다시피 대중들의 선택에 관여하는 기준이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그냥 재미다. 그리고 가능하면 저렴한 금액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좋다라는 부가적인 기준들이 추가되는 정도일 것이다. '재미'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볍기만 한 것도 아니긴 하다.
그렇다면 어쨌든 대중적인 선택을 받았으니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 역시 업체 관계자들이나 선거 닥쳐서 똥꼬에 불붙은 정치인들에게나 필요한 마인드지 우린 그럴 필요없다. 대중들에게 재미있다고 인정받았다는 건 분명히 인정할만한 부분이다. 그러나 분명히 비판받을만한 부분도 존재하는데 바로 각종 '데이'를 맞이하는 사람들을 천편일률성이다.
대한민국에서 횡행하는 각종 '데이'들의 특징이라면 바로 그 날이 오면 하나에서 열까지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매뉴얼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참으로 놀랍게도 모든 이들이 그 매뉴얼을 충실히 따른다. 물론 다같이 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들에게도 그럴까? 남들과 다르게 하면 눈총을 받을까봐? 색다르게 지내는 것이 귀찮거나 두려워서? 아니면 그저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냥? 어떤 이유일까? 물론 그 어떤 이유든 그다지 긍정적인 건 아니다.
난 사람들이 재미있게 사는 거 반대하지 않는다. 비록 내가 재미와 담쌓고 사는 인간이라곤 해도 말이다. 그런데 난 가끔 남들 다 하는 거 그대로 따라하면서 즐거워 하는 걸 보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이다. 물론 가끔 그렇게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린 거의 대부분을 그렇게 보내지 않는가? 그래서 가끔 생각한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말과는 달리 겁많은 인간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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