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한미 FTA의 여파?

The Skeptic 2011. 11. 22. 18:16

한미 FTA

 

사실 개인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한미 FTA 체결과 시행으로 인해 우리 경제에 엄청난 영향이 올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몇몇 업종은 약간의 수혜를 입을 것이지만 나머지 '산업' 분야들은 대부분 큰 영향이 없다. 게다가 특혜를 볼 것이라 예상된 업종조차도 실은 이미 과거부터 지속되어온 미국의 각종 관세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놓은 상황이라 자유무역 협정을 통해 추가로 얻을 이익이란 건 사실 제한적일 것이다. 

 

엄청난 피해를 볼 것이라 예상된 업종들 역시 사실 마찬가지다. 농업 분야의 문제가 크게 대두되긴 했지만 실제로 다까끼 마사오(일명 박정희)이래로 이 땅의 농업정책이란 건 그냥 소리없이 조용히 농업자체가 고사하기를 바라는 정책들이었을 뿐이다. 심지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농업이란 오로지 거대 도시와 공업화를 위해 무조건 희생할 것을 강요받았던 것이다. 한미 FTA가 체결된다고 농업 분야에 이보다 큰 문제가 발생할까? 난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이 나라 대한민국이 다까끼 마사오가 조국근대화를 외쳤던 시절부터 바라마지 않았던 농업 분야의 고사가 조금 더 빨라질지는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새로운 건 아니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미 죄박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족벌 재벌들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되었다. 그 여파로 족벌 재벌들의 계열사는 두 배 이상 늘어났고 IT분야의 경우 종소기업은 완전히 고사상태다. 심지어 족벌 재벌사들의 사세확장은 그야말로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정운찬이를 내세워 동반 성장을 할 것인양 떠들었지만 그마저도 그냥 정치 쑈에 불과했다. 한미 FTA가 이행된다고 해서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의 처지가 이보다 더 나빠질까? 아니 난 그럴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 

 

결국 죄박이 정권하에서 벌어진 일련의 경제정책들의 경우 이미 한미 FTA가 담고 있는 거의 모든 경제적 변화를 담고 있었기 때문에 한미 FTA 이행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생각보다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한미 FTA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미 죄박이 정권이 한미 FTA이후 벌어질 경제 시스템을 상당 부분 현실화시켜 놓았다는 의미다. 

 

단지 차이라면 이제 족벌재벌이 차지하고 있던 위치를 외국계 자본들이 나눠 먹을 것이라는 것과 그와 관련한 국가권력의 영향력 감소, 그리고 이윤추구를 위한 분야가 어디까지 늘어날 것인가 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개인적으론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보지만 말이다. 애시당초 이익균형보다도 내가 더 관심을 가졌던 것은 이 쪽이었으니까. 

 

확실한 것 하나는 한미 FTA 이행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가 생각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닐 것이란 점이다. 그러니까 지금 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모쪼록 개인적으로 어떻게든 알아서들 잘 버텨주기 바랄 뿐이다. 뭐 못 버틴다고 해도 별다른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P.S.

아! 그리고 미리 하나 당부해두자면 나중에 혹여 한미 FTA 때문에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져서 욕이라도 해야 겟다면 딴나라당이나 죄박이를 욕하라는 점이다. 사고치지도 않은 엄한 다른 정치인들이나 정당들 욕하지 말고 말이다. 기억해라. 민주노동당같은 진보정당들은 그거 막자고 국회 본회의장에 뱀까지 아니 최루탄까지 깠었다는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