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야구는 누가 하는 걸까?

The Skeptic 2012. 1. 5. 16:38

야구는 누가 하는 걸까?

 

일반적인 정답을 말하라면 둘 다 한다는 것이 맞다. 단지 이 당연한 질문과 답이 이슈가 되는 것은 발화주체가 작년 시즌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중의 하나였던 김성근과 이만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대결구도를 통해 이슈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언론의 자극적인 편집이 또 상당한 기여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이건 무척 해묵은 주제고 무엇이 무엇보다 낫다고 말하기 힘들다. 게다가 세상사가 다 그렇듯 이 문제 역시 칼로 무베듯 나누어지는 문제도 아니다. 야구 경기를 오로지 감독이나 혹은 선수들만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도 난 전자, 즉 감독이 하는 경기다라는 쪽에 방점을 찍는 편이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일단 일반적인 야구경기의 경우 감독과 선수는 반드시 들어가는 요소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야구는 감독이 한다' 혹은 '선수가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 이런 차이를 결정짓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감독의 선택에 좌우된다. 즉 흔히 잘 알려진 것처럼 관리야구를 추구하는 감독일 경우 감독의 비중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 반대의 경우엔 선수들의 자율성이 중요해진다. 즉 감독의 성향이 팀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즉 무엇보다 감독의 비중이 크다는 의미다. 

 

두번째 이유는 나의 개인적인 성향과 관련이 있다. 난 일단 일을 저지르고 난 뒤에 어떻게든 수습을 해가자는 주의를 매우 싫어한다. 많은 준비를 통해 가능한 한 불확실한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유는 무척 간단하다. 일을 먼저 벌이고 보는 인간들 중 그 수습까지 제대로 해낼 줄 아는 인간은 극히 드물다. 심지어 나름 성공했다는 대한민국 대재벌들조차도 실제로 그들이 일을 잘 벌이고 수습을 잘 해서라기 보다는 그 수습을 국가, 그리고 사실상 국가의 지휘를 받던 금융기관의 전폭적인 지원에 의해 해소해왔다. 즉 결과적으론 국민들이 재벌들의 뒤치닥거리를 해온 것이다. 이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남조선 재벌가 회장님들이 대대로 똑똑하셔서 그런 줄 안다. 그래서 그들을 무슨 대단한 위인이나 되는 듯이 바라본다. 

 

결과적으로 이런 인간들이 벌인 일의 뒤치닥거리는 다른 인간들에게 민폐가 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친해도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격언 역시 그런 의미에서 기인한다. 돈을 빌려간 그들이 돈을 갚기가 싫어서 안 갚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사람들은 갚고자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능력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못 갚는 거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갈라서게 되는 거다. 

 

아무튼 이런 이유들로 해서 난 야구란 감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기라는 데 손을 들어줄 수 있다. 일반적인 야구경기는 대체로 3시간에서 4시간정도 벌어진다. 관객들의 눈에 보이는 경기는 딱 그 부분이다. 그러나 그 경기를 하기 위해 선수들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탭은 1년여를 꼬박 보낸다. 그리고 '아직까지' 비시즌의 일을 전담해야할 구단 프론트가 전문화되지 못한 우리 나라 야구환경을 보자면 결국 그 모든 것을 관리하고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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