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사유재산

The Skeptic 2012. 3. 7. 01:21

사유재산

 

'사유재산의 인정'이란 것이 인류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상당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자본주의가 그것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나아가 근대국가의 탄생 역시 그것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선 사실상 그 누구도 '사유재산'데 대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난 간혹 그 자체가 아주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땅만 해도 그렇다. 땅이 애시당초부터 특정한 개인의 소유물이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많은 사례들을 통해 알려져 있다. 그나마 가장 최근에 자본주의에 의해 발견된 호주의 역사가 그렇고 조금 더 들어가면 미국의 역사 역시 마찬가지다. 먼저 가서 땅바닥에 금그어놓거나 말뚝박고 울타리치면 그것이 사유재산이 되었다. 대체로 대부분의 사유재산의 형성 과정역시 그와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사유재산이란 것은 자본주의라는 제도가 만들어낸 개념인 것이다. 

 

우리가 먹는 수많은 야채들, 고기들도 그렇다. 만약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서 '사유 재산'이라고 부르려면 상황이 조금 웃겨진다. 그러니까 이런 건데 우리가 잡아먹는 소가 사유재산이라면 소는 우리에게 먹히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라는 이야기가 성립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인간에게 잡아 먹히기 위해 태어나는 동물은 없으며 그들의 부산물들, 달걀이나 우유같은 것들도 인간들 먹으라고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식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야채란 이름으로 불리기 이전에 그들은 다들 제 나름대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태어난 식물들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소나 돼지, 닭은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의 수명이 다 하면 죽어 버린다. 주인의 허락도 없이 말이다. 

 

사유재산이란 개념 자체가 실은 애시당초 전혀 성립할 수 없었던 셈이다. 그래서 난 지금도 간혹 답이 없는 혹은 답을 찾기 힘든 의문을 갖을 때가 있다. 

 

"과연 사유 재산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구름먹고 바람똥'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적'  (0) 2012.03.13
민간인 사찰  (0) 2012.03.07
미안하지만 진실  (0) 2012.02.27
'듬직하다'는 의미  (0) 2012.02.25
아무 의미도 아니라는 것  (0) 201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