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소리를 하는 건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은 용납할 수 없다'라. 죄박이가 한 말인데 이게 참 곤란하다.
일단 죄박이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잘 알지도 못 하는 걸 잘 아는 것처럼 떠드는 건데 그냥 일반인이 그러면 큰 문제 아니다. 그냥 어디서 굴러먹다온 물상식한 넘이 헛소리 떠드는 건 무시하면 그만이니까. 그런데 불행히도 그 말이 대통령이나 권력기관에서 흘러 나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말만이 아니라 일종의 협박이 되기 때문이다. 잘 알지도 못 하는 이야기를 함부로 떠드는데 그게 사람들에게 협박이 된다. 이것부터도 사실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에서 어긋난다.
게다가 이게 더욱 큰 문제인 것은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한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하는 점이다. 일단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사람을 처벌할 수는 없다. 그게 자유 민주주의다. 행동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불법적인 행위를 수반하지 않는다면 처벌의 대상이 아니다. 이를 테면 어떤 공산주의자가 있어서 대한민국을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 자유 민주주의적 시각에선 문제가 안 된다. 불법적인 행위 역시 애매하다. 만약 법률이 공정하지 못 하다면 그에 적극적으로 대항할 권리가 국민들에겐 있다. 이 역시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선 문제가 되는 행동이 아니다.
이게 자유 민주주의다. 그런데 이게 조금 이상하게 들리는 사람들 많을 거다. 당연하다. 우리는 그동안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것을 자유민주주의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민주주의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유민주주의라는 별 의미없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정한 사상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단순한 사례를 들어보자. 통상적으로 민주주의를 표방한 국가들치고 특정한 사상을 불온한 것으로 치부하고 그런 주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고 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심지어 대단한 반공주의 국가인 미국조차도 공식적으로나 법률적으로 공산주의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처하면서도 특정한 사상을 부정하는 국가들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북한이다. 웃기는 건 그런 북한을 불구대천지 원수처럼 취급하면서 정작 하는 짓은 그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거다.
그 기준에서 보자면 지금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바로 그들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사실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 한다는 그들은 과연 집단 자살이라고 하려는 걸까? 그런데 그런 일은 단 한번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오는 결론은 하나다. 그들은 지유민주주의가 뭔지 모른다는 거다.
무식한 사람이 자기가 무식하다는 걸 모르면 용감해지는 법이다. 게다가 무식하다는 건 논리같은 것이 없다는 말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참 난감한 인간들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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