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과학이 아니다.
과학 교과서에서 진화론과 관련된 내용이 근본주의 개신교 단체의 청원때문에 삭제되었다는 내용을 언론에서 뒤늦게 다루었고 새삼 논란이다. 이미 그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한 마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조선의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은 사리분별을 못 한다.
계속 강조하는 바지만 종교와 과학은 그 범주 자체가 다르다. 즉 종교의 시각으로 과학을 바라보는 것이나 그 반대의 경우나 모두 무리라는 거다. 이런 거다. 이번에 진화론에 대해 시비를 거는 근본주의 개신교 단체의 주장은 진화론이 아직까지 과학으로서 완벽한 증명을 해내지 못 하고 있다는 거다. 그런데 이런 시각에서라면 인류가 발견한 혹은 발명한 수많은 과학적 성과들 역시 모두 과학 교과서에서 사라져야 한다. '완벽한 과학'이란 건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기록하거나 가르치지 않는 것이 마땅한가? 아니 그렇지 않다. 인류의 과학과 그 과학적 지식의 발달은 축적과 기록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도 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과학적 지식이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 배운다. 왜? 그 과정들을 배우고 익히면서 미래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으뜸인 깨달음은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모르는가를 아는 것'이라고 했다. 인류의 역사와 과학은 늘 그런 불완전함에 대한 고민을 통해 발전해 왔다. 즉 교육에서 그런 불완전함을 가르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웃기는 건 그런 시각에서 보자면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이 받들어 모시는 창조론이야말로 가장 허접한 논리가 된다. 누차 강조하지만 개신교인들의 창조론은 과학적 검증의 영역이 아니라 그저 무조건 믿으면 된다는 맹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존재를 증명할 수도 없는 하나님이 어느 날 나타나서 6일동안 입으로 세상을 창조했다는 구라가 창조론이다. 그걸 누가 증명할 수 있나? 그것도 개신교도들이 진화론을 공격하는 바로 그 방법으로 말이다. 불가능하다는 건 누구나 안다. 다만 근본주의 개신교도들만 모르는 거다.
누차 강조하지만 난 종교의 효용성을 인정한다.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그로부터 파생된 불안함을 가상의 완벽한 존재에 기대어 해소하려고 하는 욕구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불완전하다는 것이 왜 불안함의 근거가 되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고 그 불안함이 종교따위로 해소될 것이란 생각하지도 않지만 말이다. 아무튼 안 종교의 효용성을 대체로 인정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런 인정 역시 종교가 자신의 자리를 지킬 때만 가능한 것이다.
종교의 효용성을 인정하지만 남한의 근본주의 개신교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다.
p.s.
차라리 침대가 더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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