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신문기사를 보니 민주당이 이번에 국회의원이 된 안철수를 포용할 것인지 아니면 견제할 것인지 고심중이라고 한다. 그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란 전제하에 말하자면 난 민주당이 그런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배부른 투정이라고 본다.
지금 민주당은 안철수를 견제할 여력도 포용할 능력도 없다. 그건 지난 선거에서 이미 확고하게 드러난 사실이다. 민주당이 지금도 대선과 총선 패배의 책임을 특정인에게 전가하려는 한심한 짓을 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변별력 상실'이다.
과연 지금의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무엇이 다른가? 과거의 잣대들, 민주 대 반민주라는 기준에서 보자면 여전히 상당한 변별력이 있지만 그외의 분야에선 별 차이없다. 민주당을 지지한 사람들조차도 민주당에 대한 기대보다는 모든 면에서 최악인 새누리당에 대한 반발감과 문재인이란 개인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그런 와중에 벌어진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공방 사태를 보면 현 민주당은 새로운 인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마저 상실한 상태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지금 민주당에게 시급한 것은 외부의 문제가 아니라 내부의 문제. 새누리당과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어떤 정치적 지향을 갖을 것인지 그리고 그런 정치적 지향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정책들을 채택할 것인지, 그리고 계파갈등을 넘어 어떤 식으로 정치적 집중을 이루어낼 것인지가 더 큰 문제인 것이다. 만약 그런 것들을 해결하지 못 한다면 민주당은 새누리당보다도 먼저 말라죽어 버릴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는 오히려 편하다. 민주당하는 걸 봐가며 행동에 나서도 되기 때문이다. 현 정치 구조하에서 보자면 민주당은 안철수, 혹은 그에 버금갈 정도의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지만 안철수는 단기간에 정치적인 입지를 넓히면서 자신의 정치적 전망을 구현해낼 요량이 아니라면 사실상 민주당이 필요없다.
주제파악을 좀 하면서 사는 게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