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히어로즈 대 자이언츠.

The Skeptic 2013. 5. 27. 01:34

1.

히어로즈 - 40경기 소화. 타수 1338. 득점 220. 타점 206. 안타 375. 타율 3위. 득점 3위. 장타율 1위.

자이언츠 - 40경기 소화. 타수 1338. 득점 158. 타점 147. 안타 339. 타율 8위. 득점 8위. 장타율 8위.


공격력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반면 의외로 자이언츠의 팀 방어율은 괜찮은 편이다. 실책, 피홈런, 피안타의 기록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방어율은 3위, 심지어 리그 1위인 히어로즈보다 좋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꾸역꾸역 막아내고 있는데 득점을 못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문제에 대해서 득점을 위한 사전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즉 출루하고 진루해서 득점권에 주자가 갈 확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2루타 70개 4위. 3루타 7개 4위. 도루 56개 2위. 볼넷 171개 3위. 


기록만 놓고 보면 득점을 얻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면에서 다른 팀에 비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함정은 이 글의 첫 머리에 있다. 안타 339개 9위. 덕택에 출루율이 5위로 떨어진다. 게다가 홈런이 10개로 8위. 당연히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힌 기록, 득점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수치라고 알려진 OPS는 8위로 뚝 떨어진다. 


결국 문제는 득점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라 순수한 의미의 공격력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 경기에서 4번 타자인 강민호가. 무사 1, 2루 상황에 희생번트를 대서 1사에 주자 2, 3루 상황을 만든 것은 분명 매우 답답한 자이언츠의 공격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긴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다지 현명한 행동은 아니란 거다. 그런데도 어떤 기자들은 이 상황을 득점을 위한 사전 작업이 원할치 않기 때문에 등장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한다. 병살타를 5개나 때린 어제 경기만 놓고 비교하자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그렇다고 하더라도 자이언츠의 병살타는 고작 30개고 이보다 나은 기록을 갖고 있는 팀은 2팀밖에 없다) 현재까지의 기록만 놓고 보면 설득력은 거의 없다. 자칭 기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이언츠의 덕아웃에 여전히 'NO Fear'가 붙어있는지 모르겠다만 지금 자이언츠 선수단에 가장 필요한 건 그것 같다. 그리고 명심할 것은 작전이란 건 스퀴즈 번트나 홈스틸처럼 극히 드문 몇 가지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은 어디까지나 점수를 얻기 위한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작업일 뿐이지 그 자체로 득점이 되는 건 아니란 거다. 


2.

현재 리그 1위인 히어로즈의 명과 암. 


앞선 글에선 말한 것처럼 현재 리그 1위인 히어로즈의 팀방어율은 리그 5위인 자이언츠보다 못 하다. 반면 리그 최하위인 실책 숫자와 피홈런을 기록중이다. 즉 전반적인 방어율은 떨어지지만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실책을 최소화하고 있고 가장 확실한 실점인 홈런을 줄임으로서 실점 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일단 실책의 최소화와 피홈런 숫자의 감소는 수비력의 상승 안정화와 마운드의 경쟁력이 강화되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러나 기록에서 보듯 수비력이나 투수력이 압도적인 수준인 건 아니다. 그래서 최근 히어로즈의 성적을 불가사의하다고 칭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불가사의한 건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방어율은 떨어지지만 대량 실점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장타를 앞세운 공격력으로 실점을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현재 히어로즈의 페이스는 창단 처음으로 우승을 노려볼만한 분위기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걸 달성하려면 분명히 넘어서야 하는 팀들이 있다. 


그중에 제일은 라이온즈다. 그런데 라이온즈의 수비력은 다른 팀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공격을 팬을 부르고 수비는 승리를 부른다는 건 어느 정도 검증된 말이다. 그런 점에서 라이온즈는 시즌 전체를 안정적으로 운용해 갈 여유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히어로즈는 그런 면에서 떨어진다. 아직은 아니지만 분명 타격에 슬럼프가 오는 시기가 있을 것이다. 그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는가 그리고 그 힘을 시즌말까지 어떻게 유지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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