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자체가 사실 모순이다. '음모'란 단어가 이미 '남모르게 나쁜 일을 꾸밈'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한 당연히 조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렇듯 이중 강조형의 제목을 담는 것은 음모, 그 자체보다 그 음모를 대하는 사람들의 그릇된 태도에 대해서 언급하기 위함이다.
롯데에서 드디어 사고가 터졌다. 사건이 불거진 것은 CCTV 사철 건이지만 사실 이미 꽤 많은 야구팬들이 익히 알고 있었던 사건들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롯데 구단자체가 그동안 보여온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사건이다.
언젠가 넥센에서 주축 선수들을 돈받고 타 구단에 팔아 치운 적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이의를 제기했었다. 그런데 난 개인적으로 그것이 구단의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란 점과 그 반대급부로 쓸만한 유망주들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긴 했지만 그 결정에 대해서까지 반대를 표하지는 않았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넥센이란 구단의 재정 상황상 그런 행태는 일정 부분 납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구단의 결정을 우리 야구팬들이 아쉬워했던 중요한 이유는 다른 리그보다 더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해 더 방점을 찍는 우리의 정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우리 나라 리그의 특성이고 우리 나라 사람들의 특성일 뿐이다. 다른 모든 특성들처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중요한 건 '납득 가능한가'라는 말인데 꽤 많은 이들이 들어서 알고 있는 것처럼 롯데 구단의 행태는 납득 불가능한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그게 터진 것일 뿐이다. 여기까지는 그냥 잘 알려진 이야기다.
문제는 그로부터 촉발된 사건을 대하는 일부 생각없는 이들의 언행이다. 문제가 터졌다. 당연히 시끄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일부 생각없는 이들은 그냥 '시끄럽다'라는 것에 짜증을 부릴 뿐이다. 그 문제가 무슨 이유로 터졌는가하는 건 관심밖이다. 그냥 시끄러운 게 싫다는 거다.
이들의 태도가 보여주는 사실은 간단하다. 1) 내 일아니고 그 일로부터 내가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2) 그런데 그 일로 인해서 세상이 시끄러워지면 나에게 피해가 올지도 모른다. 3) 그러니 시끄러워지는 게 싫고 겁난다. 4) 그래서 시끄럽게 하는 이들이 싫다.
단순한 순서도다. 물론 이 순서도는 그 자체로도 전혀 연관성이 없다. 그냥 감정적인 피해망상 수준일 뿐이다. 문제는 이런 어이없는 판단능력으로부터 나온 적대적 대상은 조용하게 음모를 꾸민 이들이 아니라 아주 엉뚱하게도 그 음모로부터 피해를 입은 이들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 어처구니없는 일을 지적하는 것은 이런 일이 비단 야구계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거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사건만 해도 그렇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이제 그만 하라'는 소리를 하는 것들 역시 결국 이런 납득할 수 없는 생각을 하는 것들이다. 논리적으로 전혀 말이 안 되지만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그만 하라'는 소리를 하는 것들의 주장을 내가 제시한 순서도에 맞춰보면 알 수 있다.
힘센 이들은 조용하게 자신들만의 음모를 만들고 실행한다. 그런 것들은 드러나기도 힘들지만 드러난다 해도 이슈가 되기 힘들다. 그런데 사실 더 큰 문제는 그런 문제들이 드러나도 앞서 언급한 순서도와 같은 반논리적인 태도와 감정적 피해망상에 빠진 이들 때문에 그냥 조용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지속되는 거다.
P.S.
자신의 치적을 위해 아무런 효용가치도 없는 4대강 사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자원외교라는 명분으로 국고를 거덜나게 만들어 놓았다. 그 뒤를 이어받은 정권조차도 창조경제라는 의미없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전임 정권과 다를 바 없이 나라곳간을 거덜내고 있다. 그런데 전임정권이 하도 곳간을 거덜내놔서 자기들이 퍼쓸 수 있는 돈이 없자 여지없이 복지를 문제삼는다.
국가란 국민들의 안정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정권이 있다. 무려 10년동안 집권하는 중이다. 이런 정권이 대관절 무슨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가난한 자들은 그들의 개인적인 문제탓이라고 할 거다. 생각없고 심지어 반논리적이어서 문제의 원인보다는 그저 시끄러운 것이 싫다는 이들은 이렇게 주장할 거다. 문제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단순하며 자기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늘상 나라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모든 문제가 다들 각자 알아서 하면 되는 문제라면 도대체 국가가 또 왜 필요하다는 말일까? 물론 이 생각없는 이들에게 그에 대한 답이 있다. 북한의 위협이 있으니까. 문제는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구상에 단 하나의 국가만 존재하더라도 그들에겐 위협의 대상일 것이고 국가의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란 점이다.
결국 그들이 주장해야 하는 것은 아나키즘, 무정부주의로 귀결될 것이다. 물론 이런 나름 논리적인 답은 그들의 머리로선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게 함정일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남는 답이란 건 결국 그들 자신이 그런 처지, 개인적인 문제든 사회적인 문제든 그들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 뿐이다. 물론 그런 처지가 된다고 해서 그들이 다른 무언가를 알아차릴 가능성이 크다고는 할 수 없다. 2차대전 당시 독일 국민들 중 대부분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들은 인종차별주의와 파시즘을 표방한 정신병자를 선택했고 인류 역사상 최악의 비극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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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솔직히 말하자만 지금 우리가 당시 독일보다 낫다고 보긴 힘들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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