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활발한 선수이동이 필요한 이유.

The Skeptic 2015. 4. 3. 02:39

트레이드, 선수 이동의 자유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기본적인 이유는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원론적인 측면이 강하다. FA같은 경우도 자격의 기준점이 워낙 높다보니 선수들은 본의아니게 한 팀에서 오랫동안 그것도 여러 가지 마이너스 요인들을 감수해야만 한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최근 들어 FA대상자가 대폭적으로 늘어나고 처한 상황들에 따라서 같은 FA라도 시장의 대우가 다른 상황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FA란 제도가 단순히 선수들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도구라는 그릇된 인식(주로 구단과 모기업에서 이런 잘못된 설레발을 떨면서 선수들의 권리를 훼손시켜왔지만)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흐름은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이동에 대해서 예전보다는 부드럽게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선수이동의 활성화에 대해서 내가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이유 하나를 더 설명해보자면 이런 게 있다. 오늘은 비가 와서 대부분의 경기가 취소되었는데 그 와중에 베어스 대 이글스의 경기는 열렸다. 그리고 알다시피 이글스의 승리, 그리고 그 승리의 결정적인 순간은 바로 4회였다. 


베어스의 프로 4년차인 진야곱과 5년차인 이원재가 등판해서 도합 5개의 베이스 온볼즈를 내주며 자멸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 투수 모두 입단 초기부터 지금까지 촉망받는 유망주 투수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 그 당시나 지금을 비교해봐도 별반 나아진 점이 크게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유망주 수준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런 경우 난 실력이나 노력과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고 팀을 바꾸면 정신 자세가 달라져서 포텐셜이 터진다는 멍청한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니다. 그 주장대로라면 부진한 경기력을 이유로 팀이 바뀌었거나 혹은 구단에서 내몰린 선수들은 모두 엄청난 공포의 외인구단이 되어 돌아와야 하는데 알다시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런 예측불가능한 요소가 아니더라도 부진한 선수의 기량을 향상시켜줄 요소는 많다. 어느 분야의 유망주든 꽃을 피우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가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제대로 된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교육이란 공통점을 가르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개별적인 특수한 상황에 맞는 요소들이 적절하게 배치되는 것 또한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꽃을 피우는가 혹은 싹도 못 틔워보는가의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런 교육은 결국 감독과 코칭 스텝의 몫이다. 감독과 코칭 스텝들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위한 모든 것은 다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심지어 알고 있더라도 가르치는 방식이 선수들과 맞지 않는다면 그 역시도 별 효과를 보기 힘들다. 때문에 늦깍이 유망주들에겐 그런 점도 중요하다. 


물론 그런 이유로 도입된 제도가 있다. 2차 드래프트제다. 이제 2번 정도 시행된 걸로 아는데 시행 초기부터 지금까지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2년에 한번씩 열린다. 짧은 선수생활을 전제하자면 2년은 사실 너무 길다. 그런 한 편 힘들게 뽑아서 여러 모로 관리를 해온 구단의 입장에서 보자면 눈뜨고 유망주들을 빼앗기는 결과를 원하지는 않을 거다. 그것도 매년 말이다. 좋은 제도인 건 맞지만 현실적으로 자주 적용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결국 또 다시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이 트레이드라고 본다. 트레이드를 단순히 팀의 전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프로야구판의 전체적인 인력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 인식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히어로즈와 베어스 사이에 이루어진 야수 트레이드들이 그런 사례다. 물론 당시엔 자기 팀이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함이라는 조건이 따라붙긴 했지만 양 팀의 성격상 트레이드 대상자였던 선수들이 그렇게까지 시급했던 전력은 아니란 점을 고려해보면 팀 전력향상보다는 지지부진한 유망주들에 대한 기회제공이란 부분도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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