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차 강조하지만 난 매매춘을 불법이라고 규정해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다. 최근 간통과 관련해서 성적 자기 결정권이란 주장이 나오니까 그걸로 이 문제까지 포장하려고 들지만 성매매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건 얼척없는 소리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에게 늘 상 내가 하는 소리가 있다. 사회적이고 대중적인 인식이란 면에서 성과 관련된 자유의식이 엄청나게 진전하고 진화론의 관점에서 남성들이 엄청난 진화(...)를 한 덕에 사랑과 소유욕을 동일시하지 않는 수준까지 이른다면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남녀에 대한 차별이 완벽하게 사라진 세상이라면 난 매매춘이 성적 자기결정권에 의해 벌어지는 행위라고 인정해줄 수 있다. 그러니까 그런 세상을 만들고 난 뒤에 그런 주장을 하라는 거다.
몇몇 조중동같은 쓰레기 매체들과 일부 매매춘 종사자들이 그런 논리를 편다. 당사자의 진술에 의거한 이런 언술은 직접 당사자의 증언이기 때문에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나 알다시피 난 그보다는 '그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대다수의 인간들은 자신의 생각과 그로부터 파생된 각종 행위와 선택들에 대해서 타당한 이유를 추궁당하면 제대로 설명하지 못 하는 존재들이다. 그런 진술을 믿어줄 생각은 별로 없다.
만약 그 진술이 타당한 것이라면 그 진술의 발화자들의 개인적 역사적 배경과 그로부터 파생된 이유들에 대해서 납득할만큼 설명을 해주면 된다. 그가 자신이 처한 각종 상황이나 여건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은채 그야말로 전적으로 성적 자기결정권에 의거해 매매춘에 나서게 되었다는 점을 말이다. 미안하지만 난 아직 그와 관련된 타당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매매춘 합법화에 대해서 개거품을 무는 이들의 대부분은 그저 일부 매매춘 종사자들의 근거가 부족한 진술에 기대고 있을 뿐이다.
2.
매매춘 합법화는 어떤 면으로 봐도 전혀 성공적일 수가 없다. 흔히 매매춘 합법화는 음성적 성매매를 줄이고 당연히 그런 불법적 성매애떄문에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착취당하는 여성들을 구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한 번 반문해보자. 성매매 합법화란 음성적으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합법적인 공간에서 성매매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겠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결국 성매매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며 빈곤때문에 지속적으로 성매매 어성들이 유입되는 것도 인정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이상 성매매가 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하는 것도 용인하겠다는 말인가?
두번째로 이런 식의 합법화가 불러올 여파다. 유럽의 경우도 이런 식으로 성매매를 합법화한 나라들로 원정 성매매가 성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동유럽의 빈곤한 나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매매 여성들이 유입되고 있으며 그 루트중 꽤 많은 부분은 사실상 인신매매에 의존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성매매를 합법화한 나라가 인신매매란 반인권적인 범죄의 최종 목적지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라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남성들이 세상의 주류로 부각되기 시작한 이래 여성에 대한 물신화는 나아질 기미가 별로 없다. 당연히 모든 면에서 여성은 늘상 소수이고 피해자이며 약자의 위치였다. 그러면서도 종교를 앞세워 순결주의를 퍼뜨림으로서 여성들의 물신화를 더욱 부추겼다. 순결함이 여성의 가치를 높이는 결정적인 가치라는 세상에서 성매매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결국 성매매는 궁지에 몰린 여성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어 버린 셈이다. 오로지 생계만을 위해서 말이다. 그런 점에서 난 다소 과격하지만 매매춘이란 사회적으로 구성된 집단적 강간이란 주장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성매매를 둘러싼 각종 사회적 환경들이 극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이상 성매매 합법화란 음성적 성매매때문에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는 남성들이 그저 더 싼 가격에 성을 구매하고자 퍼뜨리는 수작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