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야구 단상. - 위즈는 괜찮은가?

The Skeptic 2015. 5. 2. 15:15

위즈는 막내 구단이고 올 해가 첫 시즌이다. 144경기중 26경기를 치렀는데 3승 23패다. 독보적인 꼴찌다. 순위는 누구나 예상했던 대로다. 그런데 내용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 한다. 물론 지극히 현실적인 시각에서 냉정하게 바라보자면 이 수치가 그렇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기대치에 미치지 못 할 뿐이다. 


지난 시즌 다이노스가 리그에 참여했을 때와 지금의 위즈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 다이노스는 비록 신생팀이지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선수수급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비록 노장일지라도 최소한 한 분야에서만큼은 쓰임새가 확실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고 그런 노력으로 빠르게 전력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 반면 위즈는 다이노스에 비하면 사실 노력이라고 할 것도 없는 수준이다. 어찌 보면 신생팀에게 주어지는 특혜인 외국인 선수 확대 엔트리에 모든 걸 걸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데 그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하다. 당연히 전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여전히 선수수급과 관련된 가시적인 움직음 없다. 물론 물밑에서 여러 구단들과 접촉을 하고 있을 것이란 예상은 한다. 단지 이런저런 사정들로 여건이 형성되지 않고 있을 게다. 하지만 한 편으로 그런 노력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신생팀에겐 몇 시즌정도 성적이 나오지 않아도 큰 지탄을 받지 않는다. 일종의 혜택인 셈이다. 따라서 그 기간동안 쓸어모은 유망주들을 조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계산을 할 수도 있다.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에서도 확실한 동기유발은 필요하다는 거다. 


이글스의 작년과 올 해는 사뭇 다르다. 물론 워낙 가용가능한 선수자원 자체가 얇다보니 그 기세가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즌 초반의 기세는 상당히 좋다. 그런데 정작 작년과 비교해볼때 선수구성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FA로 배영수와 권혁이 들어왔고 얼마전에 트레이드를 통해 외야자원인 이성열이 들어왔다. 이들중 현재 권혁과 이성열은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 외의 선수진은 예전 그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글스의 작년과 올 시즌이 판이하게 다른 건 동기부여다. 아무리 전력이 떨어지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은 내야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법이다. '뭔 짓을 해도 질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고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게 되며 팀 스포츠의 특성상 이런 실수는 다른 선수들의 집중력마저 흐리게 만든다. 


게다가 이런 경향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직 실력이 영글지 않은 신인 선수들이다. 신인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실전경험이라고 한다. 그런데 집중력이 결여된 실전경험은 사실 아무 것도 배우지 못 하고 시간만 때운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래선 선수들이 성장할 수가 없다. 불행하게도 현재 위즈가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정신력으로 승리하라는 꼴보수 꼰대들의 어처구니없는 헛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다. 초등학생더러 근성을 가지고 고등학생과 싸우라고 한들 이길 리가 없지 않은가. 결국 필요한 건 객관적인 전력 상승이고 이는 선수 수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여러 가지 정황상 그게 어려울 것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계속 시도해 봐야 한다. 이 추세라면 위즈는 올 시즌만이 아니라 내년 시즌도 암담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