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grafia

아이돌 음악이라는 장르?

The Skeptic 2015. 9. 11. 16:05

웃기는 기사를 봤다. 남한 음반 시장의 편향성을 지적하고자 하는 기사였는데 그들이 나름 열심히 그 분야를 연구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어떤 단체에서 내놓은 통계를 인용했는데 그 통계의 내용이 참 대단하더라. 


그 통계에 의하자면 남한의 음반 시장은 '아이돌 음악이 82%, 그리고 팝음악이 10%남짓, ost가 5%남짓, 그 나머지를 다른 장르들이 나누어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편중이 아니라 독점 현상에 가까운 것이긴 하다. 그렇다면. 


"아이돌 음악은 도대체 어떤 음악적 특성을 갖고 있길래 장르로 구분하는가 하는 것일까?"


장르에 대한 대체적인 정의는 알 것이다. 적어도 다른 음악장르들과 구별될만한 음악적 특성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아이돌 음악을 장르라고 구분하겠다면 나로서도 별로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알다시피 '그런 건 없다' 아이돌 음악은 굳이 찾아듣지 않더라도 들을 수 밖에 없다. 괜히 82%라는 점유율을 자랑하는 게 아니다. 그런 경험으로 비추어 보자면 아이돌들이 하는 음악이라고 해서 다른 장르의 음악들과 특별하게 구분될만한 음악적 특징같은 건 없다. 그런데도 '아이돌 음악'을 장르라고 부르는 건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 그냥 솔직하게 귀찮아서 하지 않았다라고 해라.


내가 짜증나는 건 이런 식으로 자기 편의에 맞춰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난 그 기사의 대체적인 방향에 대해선 동의하지만 이렇게 사실을 왜곡한 자료를 별다른 의심없이 함부로 인용하는 것에 대해선 아주 짜증이 난다. 


이건 아주 주의해야만 할 일이다. '잘못된 사실'에 기댄 믿음이란 건 모든 파시즘부터 찌질한 일베에 이르는 그 모든 근본주의자들이 공유하는 태도니까. 누구라도 그런 것에 기대기 시작하면 파시즘부터 찌질한 일베라는 스펙트럼중 어딘가에 속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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