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불가항력.

The Skeptic 2016. 9. 24. 03:42

인간의 힘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일을 일러 '불가항력'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게 고정적으로 딱 정해진 어떤 일이나 범주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연배에 따라, 주로 나이가 많을수록 불가항력에 들어가는 사건들이 늘어나는 것처럼. 이런 경향은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많은 관계를 맺게 되고 그 관계속에서 처신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수록 늘어난 것이 보통이란 말이다.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용기가 사라져서 그렇다라고 생각하는 건 나이어린 이들의 허세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문제는 또 상당 부분이 나이어린 이들의 지적이 맞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수많은 일들에 대해선 무관심해지는 건 그렇게라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상반된 시각이 그저 갈등과 상호 비아냥의 문제로 남는 것은 더 무의미하다. 그 이야기다. 


천재지변은 대체로 불가항력적인 일로 받아 들여진다. 최근 경상도 지방에서 발생한 지진같은 경우가 그렇다. 여전히 정확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지진같은 사건은 불가항력적인 사건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지진이란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연속된 사건들은 모두 불강항력적일까? 그렇지 않다. 


이미 드러났지만 지진이 빈발하는 일본은 지진 발생시 대응방법에 대한 매뉴얼이 잘 정리되어 있다.(우리에게도 있다. 아니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각종 재해나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방대한 양의 매뉴얼이 만들어졌다. 그걸 죄박이와 그네는 그냥 쓰레기로 치부했을 뿐이다. 국민의 안전같은 건 관심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천재지변 이후의 응급 구호와 관련된 대책 역시 매뉴얼화되어 있다. 


반면 같은 지진 빈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일본의 경제력에 전혀 미치지 못 하는 가난한 나라들은 천재지변에 대한 예방, 대응, 사후 응급 구호와 같은 대책들이 전무하다. 같은 재난이 발생해도 그 피해가 차이가 나고 복구속도 역시 엄청난 차이가 나는 이유다. 


이렇듯 인간이 예상하기 힘든 재난이라고 해서 모두 불가항력적인 것은 아니다. 재난 그 자체는 불가항력이지만 그 재난에 대비하는 예방, 초기 대응 그리고 사후 복구같은 경우는 온전히 인간과 인간이 만든 집단의 능력에 따라 현저히 다른 결과를 보인다. 


발생한 사건의 성격만 놓고 간단하게 불가항력으로 치부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 이유다. 


- 인간은 늘 해봐야 별 의미없어 보이는 일에서 의미를 찾아내왔고 그것을 일컬어 발전이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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