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늘 시궁창

끝까지 편가르기하는 담화. 물면 바보.

The Skeptic 2016. 11. 30. 04:54

애시당초 권력의 속성은 지배고 그 지배를 위한 가장 좋은 방책은 분할이다. 이건 대체로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세상은 '계급'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도 사실일 수 밖에 없다. 빨갱이 타령이 워낙 흔한 동네고 아직도 그 타령에 반주를 맞추는 사람들이 맞지만 의외로 계급은 그냥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수준의 사실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물론 그 모든 지배의 방식이 다같은 분할은 아니다. 긍정적인 의미의 분할 정책은 한 국가와 집단의 전망을 밝히지만 반대의 경우엔 대립과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긍정적인 방안은 요즘같은 상황에선 누구나 다 아는 바로 복지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다. '그게 왜 분할이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분할 맞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복지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을 위해선 자본, 즉 재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재원 확보의 상당 부분은 분할이란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많이 버는 사람과 이미 많이 번 사람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거두어 들인다는 점에서 분할이 맞다는 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얼척없는 기계적 평등과 수익자 부담의 원칙을 들이미는 이들이 있다. 얼핏 들으면 '공평한 책임'인 것 같고 '쓴 만큼 내라'는 매우 합리적인 주장처럼 들리지만 조금만 입장을 바꿔봐도 이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망상인지 알 수 있다. 그런 방식으로 세금을 걷으면 국가 경영을 할 수 있을만큼의 재원을 모을 수가 없다. 결국 분할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누진 정책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되는 것이다. 


자칭 정치적 중도요 자유주의자라는 이들이 실은 비현실적인 망상에 젖어 사는 얼치기들이란 증거다. 심지어 이들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힘들여 이루어낸 정치적 발전과 그 과실은 모두 누리면서 정작 그 정치적 책임은 타인에게 전가시키기만 하는, 무임승차하는 뻔뻔한 족속들이란 의미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들 역시 실은 마찬가지다. 


반면 역사적으로 이 분할 정책을 부정적으로 사용해온 이들은 극우 파시스트다. 이들에게 분할이란 그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차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피부색, 성별, 나이차이 기타 등등의 모든 것들이 필요에 따라 분할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트럼프가 극우 파시스트이며 양성평등과 성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일삼는 근본주의 개신교가 사실상 극우 파시즘일 수 밖에 없는 이유고 명확한 사회적 현실을 이야기해도 빨갱이 타령을 늘어놓는 박그네와 새누리당이 극우 파시스트인 이유다. 


그런 박그네가 이번에 담화문을 읽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난 아무 것도 안할테니 니들끼리 알아서 싸워보라'는 거다. 덥석 물면 그대로 바보되는 거다. 무시하고 그냥 하던 일 계속하면 된다. 


그런데 또 몇몇 얼치기같은 의견들이 나온다. 특히 새누리당 비박계에서 그런 소리들이 나오는 모양인데 사실 이 정도로 상황판단능력이 바닥을 길 정도면 정치하면 안 된다. 그들은 정치를 통해 타인들에게 피해를 입힐 무지하고 무능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번 담화문이 '친박 구하기'라는 평을 하기도 한다.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그 부분일 테지만 중요한 것은 그 방법이다. 이번 담화문의 꼼수라는 칼끝이 정확하게 겨누고 있는 이들은 바로 비박계다. 덥석 물고 범야권과 대립각을 이루면 국민들에게 버림받음과 동시에 새누리당 지지층에게도 좋은 소리를 들을 게 없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친박계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하게 된다. 


간단하다. 안 물면 그만인 문제고 그냥 무시하고 하던 일 계속하면 된다. 무는 게 바보다. 자칭 비박계라는 이들의 정치적 수준과 인지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란 의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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