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산 베어스의 팬이다. 대머리 쿠데타 독재자가 인민들을 무식하게 만들어 통치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그 프로야구의 초창기부터 난 프로야구의 팬이었고, 두산 베어스의 팬이었다. 어린 시절 보았던 OB베어스의 그 짜릿했던 원년 우승장면(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그 우승의 대미를 장식한 만루홈런의 주인공 김유동을 기억할 정도로 짜릿했던 기억)과 불사조 박철순의 역투 덕이었으리라. 게다가 난 당시 OB베어스의 어린이 회원이었다. 다른 형제들이 모두 삼성 라이온스 회원이었을 때 나 홀로 말이다.
그리고 난 지금도 한국 프로야구 팬이다. 간혹 사람들이 의아한 듯 물어올 때가 있다. 왜 너는 한국 프로야구를 보느냐고. 더 수준높은 메이저리그도 있는데 말이다. 그 때마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이상하게 난 메이저리그가 재미가 없다"
물론 '이상한 것'은 아니다. 내겐 분명한 이유가 있다. 난 프로야구를 좋아하지만 그 프로야구를 보러 야구장엘 가진 않는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고 함께 갈 인간들은 더더욱 없다)그렇다면 내가 가장 최근에 야구장에서 본 경기는? 그것은 바로 고교야구였다. 1루에서 살기 위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아무렇지도 않게 감행하며 의욕이 넘치다 못해 서로 부딪쳐 알을 까고야 마는 에러를 범하기도 하는 고교야구 말이다. 사실 어처구니없다면 어처구니없는 그 고교야구가 난 좋다. 거기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이저 리그는 좀 다르다. 물론 그들이 노력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말하자면 어느 정도 '완성형'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너무나 매끄럽다. 결코 쉽지않은 플레이를 매끄럽게 해내는 것이지만 난 그게 영 재미가 없다. 완성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선수들을 보는 재미. 그게 우리 프로야구의 매력이고 그래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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