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시즌이 한창인 요즘 이맘때면 역시나 불거지는 '엽서만한 스트라이크 존'의 문제가 다시금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내 비록 좋아하는 감독은 아니지만 야구에 관한 감각과 지식만큼은 존경을 금할 수 없는 김성근 감독조차도 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스트라이크 존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렇진 않다. 애시당초/원래/처음부터 스트라이크 존은 그렇게 생겨 먹었었다. 다만 페넌트 레이스 기간중에는 다소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왜? 어차피 120 경기 이상을 치르면서 순위가 정해지는 만큼 다소간의 여유(?)란 것이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은 다르다. 매 경기가 사실상 마지막 경기나 다름없다. 선수나 팬들이나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따라서 모든 상황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 심판들이 어찌 엄격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난 그것이 싫다. 좁아 터진 스트라이크 존은 타자들에게 유리하고 화끈한 타격전역시 많은 팬들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끝없이 투수 물량을 쏟아 부어야 하는 탓에 경기시간이 늘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기적으로 타자들이나 야구판 전체에도 유리할 것이 없다. 어려운 코스의 공을 상대해봐야 타격기술이 느는 법이고, 투수들 역시 힘이 아닌 로케이션만으로도 승부가 가능해야 다양한 투수들이 빛을 볼 수가 있다.
타자는 모름지기 날아온 공을 때려서 야수들이 못 잡는 곳을 보내고 열심히 달려 1루에서 세이프가 되어야 하는 법이다. 선구안이 좋아서 베이스 온 볼스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정도로 훌륭한 선구안을 가지고 있다면 타격기술만 조금 더 다듬으면 치고 나갈 수도 있다. 다양한 상황과 작전들로 이루어지는 야구 경기이니 베이스 온 볼스 역시 재미의 하나란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그래도 난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야구를 보길 원하고 때문에 좁은 스트라이크 존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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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투수들이 너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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