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먹고 바람똥

<'서울 태릉성당 납골당' 못짓는다 >

The Skeptic 2009. 10. 17. 00:25

<<천주교 재단이 성당 지하에 납골당을 조성하려는 계획에 인근 주민들이 강력 반발해 대규모 반대 시위와 집단 등교거부 사태 등을 초래했던 '태릉성당 납골당 분쟁 2라운드'에서 천주교 측이 패소했다. 

 

재판부는 "노원구청이 원고의 납골당 설치 신고를 반려한 처분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확정된 뒤 위법 사유를 보완해 다시 반려 처분한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또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서 납골시설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 직업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제한한 행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돌아가신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을 대단한 미풍양속이라고 가르치는 나라, 돌아가신 조상의 묘를 양지바른 좋은 곳에 써야 조상님이 편하고 조상님이 편해야 후손들이 잘 된다는 별 개연성없는 이야기가 진실처럼 통용되는 나라, 바로 남조선이다. 그런데 말이다. 왜 그토록 죽음과 죽은 이에 대한 존경심을 강조하는 나라에서 공동묘지, 납골당같은 시설에 대해선 혐오시설이라며 백안시하는 걸까? 난 아직도 영 이해가 되질 않는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다'고 했다. 존경심과 경외심도 지나치면 사이비 종교나 꼴통 극우 군바리들과 다를 바가 없다. 알다시피 사이비 종교나 극우 꼴통들이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것은 논리적, 이성적으로 하등의 근거도 없는 적대시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다. 

 

사이비 종교에선 신의 심판이 그렇고 극우 꼴통들에겐 좌빨들의 계급 혁명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것, 즉 신의 심판을 빙자한 폭력행위나 계급사회 구축같은 것을 실제로 행하는 이들은 사실상 본인들이지만 말이다. 같은 이유에서 경외감은 갖고 있지만 쉽사리 접근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위의 설명에 의거하여 유추하여 보자면 결국 현실적으로 가장 큰 이유는 '땅값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 환경이니 뭐니 떠들어 대지만 결국 모든 건 '땅값'의 문제로 귀결된다.   

 

간혹 서양 영화나 일본 영화를 보면 사람사는 집과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작은 모역들이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서양에선 주로 성당이, 일본에서 사찰에서 묘역을 조성하고 관리한다. 난 그게 부럽다. 괜시리 때만 되면 조상님 모시러 간다고 '민족 대이동'이니 하는 소동을 부리는 것보다는 어느 날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면 술 한병 사들고 훌쩍 찾아가서 실컷 투정부리고 올 수 있는 그런 것이 훨씬 낫지 않을까? 삶과 죽음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라고 믿는다면 살아 계시든 돌아 가셨든 부모님들께선 자식들에게 어떤 것을 더 바라실까? 난 후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