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좀 안다. 두바이. 아는 후배 하나가 제법 탄탄한 중소기업에 있고 이 녀석이 영국말을 꽤 해서 주로 해외 바이어를 만나는 일을 한다. 한 3년전 쯤에 말하기를 두바이의 어떤 회사와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 양 2년정도 두바이에 갈 수도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1년 후에 '키코 사태'가 벌어졌다. 제법 탄탄하다곤 하지만 중소기업에 불과한지라 은행과는 언제나 을의 관계였던 후배의 회사도 그 파도에 휩쓸렸고 앉은 자리에서 몇 십억을 도둑맞았다. 그래서 후배의 두바이 행은 미뤄졌다.
그리고 올 여름까지만 해도 어렵더라도 그 프로젝트는 진행할 것이라며 곧 두바이에 갈 것같다고 했었는데 또 덜컥 이런 일이 벌어졌다. 뭐 건설과 관련딘 회사가 아니니 크게 영향을 받진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게 말같이 그렇게 되는 건 또 아니다. 사실 톡 까놓고 말해서 두바이의 발전이라는 거 결국은 삽질에서 비롯된 거다. 모든 돈이 삽질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삽질이 멈췄다. 그런데도 다른 것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두바이 건이 터지고 찌라시 조중동과 광고전문 경제찌라시들은 일제히 '우리는 걸린 돈이 얼마 안 되서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글쎄? 과연 그럴까? 늘 강조하는 바지만 남조선 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지나친 대외의존도다. 그리고 IMF를 거쳐 FTA에 이르기까지 그 의존증은 심각할 정도로 강해지고 있다. 그런 국가가 단지 자기가 직접적으로 당할 피해의 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안심해도 괜찮다라고? 글쎄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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