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부동산 가격상승?

The Skeptic 2009. 12. 1. 01:24

두바이 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조중동 쓰뤠기 찌라시들과 광고전문 찌라시들의 주된 기사내용은 여/전/히 부동산이었다. 재미있는 현상은 약 1주인가 2주전에 외국계 경제 전문지에 이런 기사가 실렸었고 그 기사가 각 포탈 메인에 잠시 올랐던 적이 있었다. '전 세계 자산거품 상황 심각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인가부터 이상한 국내 기사 내용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데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 유지하다 하반기엔 상승할 것이다' 였다.

 

이 주장의 다른 근거들은 이미 얼마나 헛소리인지 자주 지적해서 빼기로 하고 좀 특이한 걸 하나 보도록 하자. '내년 상반기엔 금리인상들 출구전략이 시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하락할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는 일단 기억해놓고.

 

자산거품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말이다. 당연하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넘기 위해 각국 정부가 통화팽창정책을 사용하고 있으니 시중에 돈이 넘치고 그 돈이 자산시장으로도 흘러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 일본이 공식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선언한 것을 상기해보라. 그리고 쥐박이가 스스로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데 고용이 안 는다'라고 고백한 장면을 복기해보라.

 

이 두 장면이 보여주는 사실은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은 솔직한 반면에 쥐박이는 훼이크거나 또라이거나 둘중의 하나라는 거다. 경제가 살아난다면 '진정으로' 경제가 살아난다면 고용이 늘어야 한다. 그런데 정작 고용은 늘지 않는다. 무슨 말일까? 경제지표상으론 위기탈출, 경기회복일지 모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돈만 많이 풀어도 거의 모든 경제 지표들은 상승곡선을 그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게 실물경제 회복과 연결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허수고 사기다. 게다가 지나치게 돈이 많이 풀리면 또 뒷감당이 힘들다. 그 힘든 뒷감당중 가장 큰 건이 바로 자산거품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통화팽창정책은 급한 불을 끄는데 효과적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시행할만한 정책은 아니라는 거다. 안 할수 있으면 최대한 안 하는 것이 최고고.

 

그래서 요즘 한은과 총리, 심지어 재경부에서도 출구전략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적어도 경제정책으로 밥벌어먹는 사람이라면 이 즈음에서 당연히 만지작거리게 되는 카드다. 왜? 통화팽창정책을 썼지만 실물경제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자산거품만 늘어가고 있다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 앞선 사전정지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출구전략이란게 참 힘든 거다. 한꺼번에 빼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돈이란 게 풀기는 쉬워도 거둬 들이기는 쉽지 않다. 고로 출구전략은 상당히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만약 내년 상반기에 출구전략이 시작된다면 최소한 내년 하번기까지 점진적으로 확대 시행될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앞선 기사에서 '하반기엔 상승'이라고 했다. 글쎄다. 일반적인 경우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그럼 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 저 기사내용은 무얼 의미하는 걸까?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부동산 투기 세력이나 혹은 부동산으로 밥벌이를 하는 업자들이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쏟아져 나올 부동산 매물들을 소화해내기 위한 훼이크질이라고 밖엔 판단되지 않는다. 뭐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하다는 말은 아니다. 쥐박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그 분이 마음만 먹으시면 불가능한게 무엇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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