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프로야구 예상 - 부산 자이언츠

The Skeptic 2010. 3. 7. 01:34

야구 시즌이 다가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야구가 아니라 프로야구 시즌이다. 야구가 인기있다는 나라치고 남조선처럼 프로야구와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이렇게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국가도 없다. 편안하게 말하면 '하는 야구'보다는 '보는 야구'가 더 유행이란 의미고, 조금 깊게 파고들면 작금의 프로야구의 인기도 한번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확률도 높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무튼 프로야구 시즌이 다가왔고 시범경기가 시작되었다. 


사실 시범 경기는 그냥 그렇게 가볍게 볼만한 경기들은 아니다. 비시즌중에도 각 킴의 훈련상황이나 선수들에 대한 언론보도들이 전해지지만 사실 그 이야기들은 '팬들이나 구단의 희망사항'이거나 '기자들의 립서비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신빙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서울 소재 모 구단의 중고신인 선수는 매년 오프시즌만 되면 '차세대 거포의 등장', '약점을 보강한 기대주'란 보도들이 날아들었지만 매년 같은 약점을 노출하며 그저그런 성적을 보여주었고 그런 선수들이 하나들이 아니다. 


그래서 시범경기란 스포츠 찌라시 기자들의 개구라가 바닥을 드러내는 때이며 팬들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진정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무대인 셈이다. 게다가 이제 한 팀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되어버린 외국인 선수들이 첫 선을 보이는 시기다. 그리고 요즘처럼 무한경쟁을 통한 주전과 비주전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유행이 되어버린 시기일수록 팀에서 야심차게 키운 신인들의 면면을 파악할 수도 있다. 물론 야구 시즌은 워낙 길어서 초반 시범경기나 분위기만으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팀이 후반에 대역전극을 벌인 경우도 매우 드물다. 


각설하시고 심심풀이삼아 이번 시즌 예상. 안 그래도 다음에서 프로야구 투표를 실시하더라. '올 시즌 4강에서 밀려난 팀 1순위는?' 이란 항목이 있길래 난 거인네를 뽑았다. 이유는 작년과 비교해서 약점을 전혀 보강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마무리 투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박기혁을 백업할 유격수 역시 확정하지 못 했고 3루수는 공석이라 봐도 무방하다. 만약 독수리네의 이범호가 일본에 가지 않고 거인네로 갔다면 탈락 팀을 고르는게 조금 어려웠을지도 모르지만. 


오프시즌 기사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언급된 선수중의 하나가 바로 정보명이다. 멀티 내야수이면서 타격도 꽤나 준수한 편이라는 면을 꼽더라만 사실 내 관점에서 보자면 김민성을 3루 붙박이로 두고 정보명이 3루와 유격수 백업을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1군에서의 적응력이나 센스면에서 볼때 오히려 김민성이 조금 더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두 명 다 시즌 전부를 서화하기엔 무리란 점에서 보자면 여전히 3루 핫 코너는 계속해서 거인네의 약점이 될 것이다.  


선발진은 거인네의 최대 장점이다. 선발진만 놓고 보면 호랑이네와 비견해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전도가 유망한 메이저 리그 AAAA급 투수인 사도스키의 가세는 선발진의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불펜, 로이스터 감독이 선발 투수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가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라 크게 문제가 불거지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만약 시즌 중에 선발진의 붕괴가 일어난다면 그것을 막아줄 불펜진의 힘이 많이 부족하다. 심지어 마무리는 대관절 누가 맡을 것인지 조차 알 수가 없다. 중간 계투진에선 쏠쏠한 활약을 펼치던 투수들이 마무리만 맡으면 작아지는 현상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 관점에서 볼때 오프시즌동안 거인네가 공수 모든 면에서 그럭저럭 평균, 혹은 그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줄 백업 내야수를 몇 명이나 만들어 냈는가가 관건이라고 본다. 투수진은 선발이 시즌 초반만 잘 버텨준다면 돌아올 수준급 선발도 있으니 불펜진의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수비진, 그것도 내야진의 붕괴는 투수진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마디만 더 덧붙이자면 로이스터 감독이 지나치게 무리한 수준의 봉급을 요구하지 않는 한 성적과 관계없이 계속 감독으로 주저 앉히는 편이 낫다. 우물에 가서 숭늉찾는 거인 팬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지만 엘롯기 동맹에서 가장 먼저 뛰쳐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준 감독이 누구이며 어느 감독이 사도스키같은 선수를 메이저 리그에서 빼올 수 있겠는가? 아마도 거인네 구단주가 해온 전례들을 보건데 로이스터 감독이 나가고 국내파 출신 감독인 선임되는 순간 거인네는 다시 엘롯기 동맹으로 돌아갈 확률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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