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매 시즌 할 말이 없게 만드는 팀이다. 매년 시즌 초면 우승 전력이란 평가를 받고도 매번 엘롯기 동맹의 마지막 수호자로 남는 저력을 선보이는 불가사의한 팀이다. 큰 기대감을 갖고 영입한 FA 선수들이 매번 부상과 부진으로 죽을 쑤는 바람에 그렇다는 변명도 작년 이진영과 정성훈의 준수한 활약덕에 약발이 떨어졌다. FA영입으로 인한 기존 선수들의 사기저하가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은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그 기준에서 보자면 거인네의 홍성흔 영입같은 경우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외국인 선수 복이 지지리도 없다는 변명 역시 마찬가지다. 당장 작년 곰돌이네를 보자. 비룡이네가 버린 선수를 재활용하지 않나(사실 재활용이야 곰돌이네가 저렴하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방식이니 뭐라 하기 힘들다.) 남조선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육성형 용병을 영입하지 않나 참으로 다사다난했지만 그래도 시즌 최종 성적은 3등이었다.
외부에서 영입된 선수들의 탓으로 돌리기엔 쌍둥이네의 성적과 경기력은 도무지 설명이 안 된다. 그렇다고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특히 작년같은 경우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만 해도 잠재적 선발투수 자원이 넘쳐나서 마지막까지 감독이 고심을 했을 정도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시즌 막판까지 살아남은 것은 봉의사 한 명뿐이었다. 그나마 평균적인 수준을 유지해주며 2선발의 명맥을 유지해주던 심수창마저 후반기엔 무너져 내렸다.
작년 시즌 막판 불거진 몇몇 불미스러운 사태들 때문에 많은 쌍둥이네 팬들이 팀 케미스트리를 지적하지만 그것조차도 나로선 수긍하기 힘들다. 야구팀은 평균적으로 근 30명 정도의 선수들이 모여 다닌다. 모두들 제각각의 특성을 가진 개인들이다. 그들 모두의 관계가 화기애애하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팀케미스트리라는 것도 성적과 궤를 같이 하는 법이다. 팀성적이 좋으면 다른 선수들의 허물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엔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눈에 거슬릴 수 밖에 없다.
겉에서 보기엔 선수 구성이나 구단의 투자 의지나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기이하리만치 성적이 안 나오고 과정조차도 별로인 팀. 그렇다고 어떤 것이 문제라고 딱 꼬집어 이야기하기도 애매한 팀. 많은 야구 팬들이 팀 부동의 3-4번 타자와 마무리를 잃어버린 이글스를 새로 이끌게 된 한대화 감독을 걱정하지만 난 도리어 쌍둥이네의 박종훈 신임감독이 더 걱정이다. 구단에서 마음먹고 5년 임기를 보장해 주었다곤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믿긴 힘들다.
사실 이 팀은 예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긍정적인 요인을 하나 고르라면 박종훈 감독이다. 그가 화수분 야구의 본산지인 곰돌이네 2군 감독이었다는 사실, 어쩌면 바로 그 한 가지 사실때문에라도 당장 쌍둥이네는 중위권 팀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 게다가 더 이상 엘롯기 동맹의 마지막 수호자로 남는 것을 팬들은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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