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WBC의 화려했던 영광과 엄청난 후유증을 한 번에 경험한 팀이다. 팀 부동의 3, 4번 타자가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고 곧 비상할 것처럼 보이던 젊은 투수진은 시즌 내내 바닥을 기었다. 그 결과는 결국 국민감독이란 김인식 감독의 퇴진이었다. 그러나 비극은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앞서 언급한 팀 부동의 3, 4번 타자가 동시에 일본에 진출했고 마무리 투수마저 사라져 버렸다. 요 몇 시즌동안 독소리네가 보인 모습은 마치 미국 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같은 모습이었다. 팀은 늙어만 가는 데 유망주는 성장하지 않는.
사실 그런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팀이 내부의 노력만으로 정상화의 길을 걷기엔 시일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독수리네는 기꺼이 그 길을 가겠노라고 선언했고 신임 한대화 감독도 재천명한 바 있다. 그런데 난 그 용기있고 과감한 결단에 대해 지나친 낭만주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근거없는 용기가 늘 만용에 가깝다. 독수리네가 당한 이번 전력 누수는 내가 기억하기에 과거 모기업이 부도나면서 망가져 간 팀들과 비교해도 그리 손색이 없을 지경이다. 어떤 이의 말처럼 에이스빼면 시체가 아닌가.
게다가 팀 리빌딩상 어느 정도의 성적 하락은 감내해야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서울 쌍둥이네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고로 전력이 아무리 안 좋더라도 기본적인 경기력은 담보할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바로 여기서 내가 의구심을 품게 된다. 현 이글스의 전력상 외부 수혈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 생각하는데 호랑이네의 장성호 영입을 마다했다. 김태균과 이범호를 붙잡기 위해 100억에 가까운 실탄을 준비했노라고 호언장담한 구단의 행태로 보기엔 찝찝하다. 물론 시즌이 시작되고 팀 성적이 예상보다 하한가를 친다면(아마도 그 상대는 영웅이네가 될 것이 유력하다)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영입도 고려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이번 오프시즌동안 독수리네가 가장 잘한 일은 곰돌이네로부터 이대수를 영입한 것이다. 타격이 좀 떨어지고 체력적인 문제가 조금 있긴 하지만 수비력만큼은 프로애구 8개 구단 어느 유격수와 비견해도 모자람이 없다. 이미 모든 선수단의 노쇠화와 더딘 성장이 문제인 팀의 입장에선 장말 만점짜리 트레이드다. 장성호의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갖춘 선수의 영입은 중복되는 포지션의 선수에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올 시즌 꼴찌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을 고르라면 난 독수리네를 고를 것이다. 물론 구단이나 팬들이 사정을 이해하고 몇 년동안 참아주겠다면 나로서도 별로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쌍방울 레이더스의 팬이 아닌 이상 과연 누가 자기 팀이 지는 경기를 보러 가고 싶겠는가? 프로야구 사상 최대의 명문이라는 호랑이네도 성적이 바닥을 기기 시작하자 관중들의 수가 급감하지 않았던가?
독소리네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모든 경기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박진감넘치는 경기이기를 바라는 모든 프로야구 팬들을 위해서라도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강화를 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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