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미국의 어느 대학 교수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썼고 그와 관련한 강연회를 열었는데 신청자가 쇄도했다고 한다. 그 현상에 대해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정의에 목말라 하는가를 반증하는 사례라고 말하더라.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았고 읽을 계획도 없다만 궁금한 점이 있다면 롤스의 정의론과 어떤 점에서 다를까 하는 점이다. 사실 그 때문에 읽을 계획이 없기도 하다. 소싯적에 읽은 정의론이라 하나도 기억이 안 나니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에 대해서 궁금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의론'도 다시 읽어봐야 한다는 거다. 역시... 무리지 싶고... 기약없는 계획만 늘어나는 거다... 뭐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의란 무엇인가가 아니다. 정의가 왜 중요한가 하는 거다. 최근의 사례를 들어보자. 죄박이가 스스로도 감당키 어려운 단어인 '공정함'을 입에 담은 이후로 여기저기서 난리가 나고 있다. 장관 내정자들이 우수수 낙마하고 있고 현직 장관이 공적인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여 자식을 관직에 앉히려다 나가 떨어졌다. '공정함'이란 것 역시 정의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다름아닌...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바로 정의기 때문이다." 적어도 꾸준히 정의를 추구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집단에선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게도 아주 공평무사하진 못 하더라도 최소한의 기회란 것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정의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집단에선 그마저도 없다. 사람들은 모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중에서도 가장 착각하기 쉬운 이야기가 있다. 자연과학이나 진화론에서 통용될 법한 논리중에 '강한 것이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강한 것이다'라는 게 있다. 이 이야기는 자연과학/진화론에선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사회과학이나 인간사회에선 맞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 사회가 자연과학이 다루는 세상과 다를 바가 없다면 정의니 윤리니 하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심지어 종교따위는 진짜 개밥으로나 던져줘야 한다. 자연계의 질서와 다르게 돌아가는 특성이 있기에 인문학이 있고 사회과학이 존재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양육강식이나 강자에 대한 정당화 논리는 늘 강자들의 지위를 안정화시키고 심지어 대대손손 영속화시키기 위한 논리였고 그에 대한 약자들의 방어수단은 늘상 정의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정의가 사회적,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하는가는 따로 심도깊게 다루어져야할 문제지만 말이다. - 일하는 곳과 가까운 곳에 교보문고가 생겼다. 부정기적으로 사보는 르몽드 디쁠로마띠끄를 편하게 사 볼 수 있을 것 같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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