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정말 좋아했던 노래를 우연찮게 다시 발견하게 되면 웬지 로또 4등에 당첨된 기분이 든다. 솔직히 1등이나 2등이라고 하는 건 너무 과장이고 3등도 좀 오버란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희귀한 경우들도 아니다. 5등은 웬지 본전치기란 느낌이 들고 그래서 딱 4등 당첨정도가 알맞은 것 같다. Malo - Just Say Goodbye 대충 거의 모든 장르의 노래를 듣지만 그래도 역시 내 취향은 이 쪽이다. 요즘은 주로 연주곡들에 끌린다. 그런데 참으로 애석하고도 불행한 일중의 하나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 나라에선 연주가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음악을 해서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단순히 다른 가수들의 세션같은 일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하는 음악가로 살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게다가 점점 더 기획사에서 양산되는 공장형 가수들이 늘어나고 가수보다는 예능을 통해 인지도를 넓히고 그것이 대중 가수로서의 인지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상한 순환관계가 지속되고 있으며 사실상 기획사와 방송사 사이에 암묵적으로 합의된 바로 이 공장제 가수 양산 순환 시스템에 거대 기획사들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선 연주가가 끼어들 틈은 거의 없어 보인다. 물론 거대 기획사들의 이 시스템안에서 연주가들뿐 아니라 안무가들, 그리고 많은 작곡가 작사가들이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다면 마냥 비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린 훌륭한 연주자가 나오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지만 그런 연주자들을 찾아내고 발굴하고 응원해주는 일엔 인색한 사람들아닌가? 나오지 않아도 하등 이상할 것 없는 상황에 일조하면서도 그 상황을 개탄한다는 건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니까. 나 역시 별로 남말할 처지는 아니다. 다만 어딘가 낯선 곳에 놀러가서 무언가 새로운 걸 먹어보기보다는 그저 익숙한 '김밥천국'이나 찾아 들어가는 짓같은 건 하지 말자는 거다. 말로는 아니라고들 하지만 대한민국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사람들이다. 우리 나라에서 괜히 프랜차이즈점들이 판을 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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