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식 논란 대기업 피자사건 당시도 그렇고 이번 치킨 사건도 그렇고 나우콤 사장인 문용식 씨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발언 중이다. 난 그 발언에 대해서 별로 반박할 거리가 없다. 그런데 거슬리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문용식 나우콤 사장에 대한 신상발언들이다. 특히 자칭 옛날에 운동권이었다던지 혹은 나름 진보주의자라고 자처하는 이들의 발언이다. 그리고 그들의 발언이 더 웃기는 것은 내용까지 한결같다는 점이다. "넌 얼마나 깨끗하게 돈을 벌어서?" 글쎄? 자칭 진보주의자에 소싯적에 꽃병깨나 던지셨던 분이시라면 이런 불학무식한 견해를 노출한다는 게 창피할 것 같은데? 늘 하는 말이지만 남조선이 표방하는 바 미국식 자본주의는 승자독식과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통해 극우 파시스트 권력과 언론과 각종 기득권 세력이 모든 경제적 이권을 나누어 먹는 시스템이다. 어리고 어리석은 백성들은 이 큰 구조를 보지 못한 채 그 시스템에서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도 받아 먹으려고 난리다. 남조선이란 나라의 경제 시스템이 이런 식으로 굴러가는데 홀로 독야청청 깨끗할 수 있는 인간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물론 그들이 하는 발언의 근거가 나도 모르는 어떤 사실, 말하자면 문용식 사장이 의도적으로 불법적인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에서 기인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 역시 그 부분에 대해선 비판에 동의해줄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그 건때문에 '넌 얼마나 깨끗해서?'라는 발언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 말하는 데 자격같은 게 필요한가? 그런 논리라면 투표도 시험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증명한 이들에게만 부여되어야 옳지 않겠나? 물론 겉으론 그렇게 말해도 세상이 그렇게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쯤은 안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우리가 지금 서있는 현실과 우리가 원하는 세상에 대해선 구분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인간의 각종 편견을 모두 없앤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적어도 우리가 지향하는 세상은 그런 것이어야 하고 그런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니까. 그리고 문용식 씨가 잘못, 그것도 의도적인 잘못을 저질렀고 그 잘못이 남조선의 천민자본주의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하더라도 한 가지 만큼은 명확하다. 그가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자기 합리화를 감행하고 있진 않다는 거다. 만약 그럴 의도였다면 대기업 피자나 치킨따위를 비난해선 안 된다. 그건 누워서 침뱉기니까. 물론 문용식 씨의 행동과 발언이 상호 모순되는 것이라면 문제다. 분열증 적 사고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고 이런 류의 인지방식을 지닌 이들의 말은 그다지 믿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중요한 건 "너는 얼마나 잘 나서?"라는 자격에 대한 논란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초딩 찔찔이 수준의 트집잡기밖에 안 된다는 거다. p.s. 뭐 이렇게 말한다고 내가 전혀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란 의미는 아니다. 안 그러려고 노력을 할 뿐이지.
'현실은 늘 시궁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항 - 호신술 (0) | 2010.12.27 |
---|---|
누더기가 된 예산안 (0) | 2010.12.13 |
적반하장 오세훈 (0) | 2010.12.08 |
한미 FTA 재협상 타결/PD수첩 무죄 (0) | 2010.12.06 |
기대치와 굴욕적인 평화 (0) | 2010.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