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리즘

프로야구 9구단 창단과 넥센 히어로즈

The Skeptic 2010. 12. 24. 03:16

프로야구 9구단 창단과 넥센 히어로즈

 

요 몇 년사이 불어닥친 이상한 야구붐때문에 바야흐로 제 9, 제 10의 프로야구단 창단이란 소식들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엔씨소프트에서 9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사실까지 확인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내 생각은 이랬다. '넥센 히어로즈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슨 새로운 구단인가?'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브랜드 네이밍이란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며 출발했지만 현재 넥센 히어로즈의 현실은 선수팔아 연명하는 가난한 구단이다. 그리고 그 때문에 예전 히어로즈 팬들뿐 아니라 전체 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욕깨나 얻어먹고 있는 구단이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에도 그런 구단은 있다. 어쩌면 문제는 그런 구단의 존재가 아니라 그런 구단의 존재가 전체 야구판을 뒤흔들 수도 있을만큼 허약한 대한민국 프로야구판의 체질 문제가 아닐까? 

 

가난한 중소 구단 몇몇이 파산, 합병 심지어 와해되더라도 그 여파는 크지 않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프로야구가 그리고 야구란 종목이 성장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론 그런 성장은 그 종목의 최상위라고 할 프로의 역량만으론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스포츠의 성장은 넓고 깊은 아마추어란 배경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 야구판이 가는 방향은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앞서 언급한 '이상한 야구붐'이란 것과 비슷한 이유인데 우리 나라 야구는 국가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냄으로서 붐을 이끌고 있다. 말하자면 스포츠 종목의 성장이 별 상관없는 애국심에 의해 촉발된 이상한 형태다. 그렇다고 아주 특이한 것도 아니다. 자국 클럽 축구는 파리를 날리는데 국가대표 팀 경기는 만원사례를 이루고 단지 쑈맨쉽과 돈벌이를 위해 오는 유럽팀과의 친선경기엔 관중이 가득 들어차는 현상은 축구가 더욱 심하니까. 오히려 비슷한 사례를 거쳤으면서도 그것이 대중적인 인기로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보자면 긍정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겠다. 

 

단지 문제는 이제 그렇게 형성된 붐을 어떻게 일시적인 거품이 아니라 영속성을 갖도록 하는가 하는 것이고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보자면 프로야구의 붐은 지금이 전성기인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역시 같은 관점에서 넥센 히어로즈 역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이고 엔씨소프트처럼 대재벌이 아닌 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구단 역시 새로운 실험인 셈이다. 결과가 어떻든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새로운 실험을 해볼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닐까? 

 

 

p.s.

물론 KBO란 단체의 능력 문제는 여전하며 특히...

선수협의회를 둘러싼 구단과 KBO의 암묵적인 반대 문제도 여전하다...

해서 난 개인적으로 양준혁이나 마해영, 송진우같은 선수들이...

단순히 코치나 감독이 아니라 야구행정가로 두각을 나타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