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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과 한복, 그리고 사대주의 근성

The Skeptic 2011. 4. 14. 01:10

신라호텔과 한복, 그리고 사대주의 근성

 

늘 강조하는 바지만 남조선은 인종차별 국가다. 그것도 사실 심각할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그런 시각이면에 녹아있는 자국 문화 경시 풍조다. 카이스트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며 영어수업을 진행한 것이나 죄박이 정권 출범 초기 숙명여대 총장이었던 이경숙의 '어륀지'사건 같은 게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가 흔히 '두부'라고 부르는 식재료가 있다. 그런데 외국에 나가면 '토푸'라고 부른다. 서양 애들이 '두부'라는 발음을 못 해서가 아니라 일본 애들이 두부를 그렇게 부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근거없이 비난하지만 그런 면에서 볼때 일본은 현재 우리보다 월등히 낫다.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알리면서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이 더 잘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쓸데없는 고민을 하며 '고추장'을 'Korean hot pepper paste'로, '막걸리'를 'Drunken rice'라는 낯뜨거운 방식으로 표기하는 동안 일본은 전 세계에 '토푸'와 '스시'라는 자신들의 고유명사를 알렸다. 

 

한복은 우리의 전통 복식이다. 지금은 이런저런 이유로 그다지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진 못 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이란 나라 안에서만큼은 존중받으면 존중을 받아야지 그 어떤 이유로도 결코 천대받아선 안 되는 존재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남조선의 최고급 호텔중의 하나라는 신라호텔이 자국의 문화를 바라보는 수준이 고작 그 정도인 걸. 

 

한류니 뭐니 떠들어 대니까 남조선이 무슨 굉장한 문화적 대국쯤 되는 걸로 착각하는 이들이 참 많은 것 같은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문화의 핵심이 저변과 다양성이란 점에서 보자면 남조선은 수준이 참 낮은 쪽에 낀다. 


p.s.

그런 상황에서도 돈 안 되는 것들을 붙잡고 열심히 노력하여 성과를 이루어 내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 대한민국이기도 하다. 한 편으론 대단하고 다른 한 편으론 안타까운 참으로 이중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