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임재범의 등장, 출연진 중 어느 가수의 표현처럼 '왕의 귀환'이라 칭해도 좋을 그의 등장. 그 때문에라도 오랜만에 찾아온 '나는 가수다'에 대한 관심도는 사뭇 높았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예상대로 1위는 임재범. 그러나 과연 임재범이 1위를 할만큼의 노래실력을 보여 주었을까?
알지 모르겠지만 그는 1963년 생이다. 이미 40대 후반의 나이이며 나보다도 많다. 제 아무리 관리를 열심히 한 사람이라고 해도 신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걸 막기 힘든 나이다. 그리고 고백컨데 정말 긴 시간동안 난 그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기억이 없다.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이 노래를 못 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러나 보증하건데 한창 때의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보다 적어도 열 배는 더 나은 가수였다는 말이다.
그것이 내 아쉬움이다. 임재범을 잘 모르는 이들은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을 기억할 테니까 말이다. 물론 그건 그들의 탓이 결코 아니다. 다만 내 아쉬움일 뿐이다.
그러나 한 편으론 '나는 가수다' 이번 편의 임재범을 가수 임재범으로 기억하는 사람들 역시 어쩌면 또 다른 축복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육체적 능력의 한계라는 게 있다면 그 육신을 써가며 살아온 시간들의 흔적이란 것 역시 무시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오래전에 난 임재범이 이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는 걸 보고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또 한 번 보증하건데 그 당시의 임재범보다 '나는 가수다' 이번 편의 임재범이 부른 '너를 위해'가 백배쯤 낫다. 그저 그런 흔한 타인들의 이별을 보는 것처럼 무심하게 넘어갈 수 있는 노래를 마치 내가 처한 이별의 노래인 양 들리도록 노래하는 것, 그건 단순히 가창력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단 한 곡의 노래도 충분히 드라마가 될 수 있다. 그걸 이번에 임재범이 보여주었다.
p.s.
이번 출연진 중에서 노래를 드라마로 만드는 면으로 평가하라면 난 임재범과 이소라를 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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