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흡연자다.
그러나 담배를 자유롭게 피우게 해달라는 주장을 하진 않는다. 왜? 아직도 난 흡연자에게 그리 불리한 환경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가끔 번화가란 곳엘 나갈 일이 있다. 번화가라고 하면 사람들은 길마다 사람들로 가득찬 그런 곳을 떠올리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분명히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곳이 있고 담배는 그 곳에서 피우면 된다. 비흡연자들 역시 흡연자들이 그런 정도의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면 뭐라 하지 않는다. 간혹 가다 노이로제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무시하면 그만이다. 그런 사람들은 굳이 흡연이 아니어도 다른 일로라도 그런 노이로제 증상을 보일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날 무시해달라고 온 몸으로 요청하는 사람들이니 그렇게 대해주면 그만이다.
내가 중고딩이던 시절엔 담배의 유해성이 그리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어지간한 곳이라면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뒤섞여 있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그 이후 인간의 과학은 흡연이 해롭다는 것, 그리고 간접 흡연조차 해롭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흡연자들은 자신들이 마치 전과자 취급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말한다. 물론 전과자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 언저리쯤에 해당한다는 인식은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 혼자 담배 피우다 죽으면 문제가 아니지만 남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게 증명된 상황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난 사람들이 많은 길거리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것에 찬성한다. 나 역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지만 버스정류장이나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길거리에서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지 않은 지는 10년도 더 된 것 같다. 흡연자지만 길을 걸을 때 앞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서 내뿜는 담배 연기가 싫기 때문이다. 흡연자인 나조차도 그런데 비흡연자들은 오죽하겠는가?
흡연할 권리같은 걸 주장하기 전에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해로운 행위라는 것, 그래서 다른 이들의 권리와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론은 뻔한 것 아닌가? 흡연을 할 권리를 위해 이런저런 힘싸움이라도 할 요량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아니할 말로 그런 과정을 거쳐 흡연자가 이겼다고 치자. 뭐가 남는가? 비흡연자들에게 엄청난 미움을 받으며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것? 안 그래도 그것보다 더 큰 일들로 살기 힘든 세상이다. 별 것아닌 걸로 갈등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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