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북송 문제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붙잡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리고 그들이 복송되면 당연히 가혹한 상황에 처해진다는 것도 새롭지 않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굳이 이 사건이 새롭게 재조명받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몇 가지 근거들을 드는데 그 중 가장 설득력있는(내가 보기엔 거의 유일한 이유지만) 것은 바로 중국 당국의 단속이 매우 심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상한 건 왜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그렇게 심한 단속을 실시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선 아무 말이 없는가 하는 점이다. 탈북자 문제는 우리가 나선다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즉 북한에서 탈출한 그 모든 이들을 남한에서 아무 조건없이 받아 들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런 사실이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탈북현상은 가속화될 것이고 북한의 붕괴는 현실이 될 텐데 말이다.
전 세계적인 정치적 상황에서 유리한 입장에 놓이기 위해서라도 중국에겐 북한이란 카드가 필요한데 과연 그런 일에 선뜻 나설까? 기대하지 마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즉 중국은 북한과 자신들의 이익을 생각하면 탈북자 단속과 북송을 안 할수도 없고 인권 문제를 고려하면 할 수도 없는 입장인 거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책은 '하기는 하되 그리 열심히 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 중국이 최근 들어 탈북자 단속을 강화했다. 왜? 내가 아는 한은 탈북자들이 최근 들어 중국에서 어떤 사회적 문제를 크게 일으킨 적은 없는 걸로 안다. 일으킬 수가 없다. 중국에서 문제를 일으켜 붙잡히면 북송될텐데 누가 사고를 치겠는가? 그렇다면 남은 이유는 외부적인 것이다. 난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남한이다. 말로는 북한 문제에 나서는 척 하지만 사실상 아무런 행위조차 하지 않는 남한의 행태가 괘씸해진 거다. 북한의 인권문제나 탈북자 문제는 거론하면서 정작 6자회담이나 남북간 직접 접촉을 통한 문제 해결엔 아무런 관심조차 없는 남한 정권에게 짜증이 난 거다. 이건 누가 봐도 문제 해결을 위한 자세가 아니라 그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벌이는 정치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 대상이 자신들이 되는 것이 괘씸한 거다.
두번째는 바로 북한이다. 김정일이 죽은 이 이제 얼마 되지 않았다. 베일에 쌓인 지도자라는 김정은은 차분하게 북한 최고권력 자리에 안착하고 있는 걸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것은 아니다. 북한의 입장에선 당연히 강력한 내부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그들에게 가장 눈엣가시같은 것은 탈북자들일 것이고 그와 관련된 요구를 중국 측에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난 둘중 가장 큰 원인이 후자라고 본다. 문제는 현재 우리가 그런 상황에 대해서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거다. 죄박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잘한 게 하나도 없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잘못한 것이 바로 동아시아에서의 외교 문제다. 북한과는 사실상 모든 대화가 단절되었고 북한과 남한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던 중국 역시 남한 죄박이 정권의 이런 태도를 좋게 볼 리가 없다. 게다가 미국가서 샌 바가지 일본가서도 샜다.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말 잘 듣는 애완견 짓거리를 하고 온 거다. 마치 돈 몇 푼 받고 일본 제국주의 문제를 모두 청산했노라고 해준 박정희와 똑같은 행태를 보인 거다.
중국이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과 북송을 강화한다고 해도 어떻게 설득해볼 수 있는 입지 자체를 상실한 거다. 오히려 지금 내가 더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충실한 애완견인 죄박이가 미국가서 중국에게 압력을 행사해 달라는 헛소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물론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바라는 미국이 그런 요규를 들어 줄리는 만무하다. 결국 국격만 떨어뜨리는 짓인데 말만 국격을 떠들지 실상 국격도 돈주고 살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인지라 걱정이 되는 거다.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 난 동의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지적한 것처럼 그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전무해진 상황이란 거다. 그리고 그런 노파심에서 한 마디 더 하자면 최근 북한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정확히 알았으면 하는 거다. 문제제기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그런 부분까지 반대할 명분, 권리같은 것 내겐 없다. 다만 단순히 선과 악이란 이분법에 의한 문제제기가 아니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 시각으론 탈북자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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