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이가 또 헛소리를 했단다. 이번엔 노무현 대통령이다. 기사를 봤다. 새로울 것은 없다. 강용석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법한 발언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때 사고를 치고 그 사고에 또 고소고발이란 사고를 연달아 치더니만 언젠부터인가 종편에서 프로그램을 맡아서 한다고 하더라. 그게 꽤 평가가 좋았던 모양인데 난 '사람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라는 걸 믿는 사람이다.
딴 소리를 좀 해볼까? 일단 난 김구라를 참 대단한 사람이라고 본다. 그의 정치적, 이념적 지향이 어떤지는 정확히 알지 못 하겠으나 그래도 역시 대단하다고 보는 건 그가 강용석이와 TV프로그램을 같이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자면 김구라와 강용석의 가치관은 사뭇 다르다. 상대가 그렇다면 난 같이 일 못 한다.
물론 내가 강용석이란 인간에 대해서 잘 아는 건 아니다. 나 역시도 그 인간에 대해 아는 건 매우 단편적일 수 있다. 그러나 강용석이 노무현을 평가하는 것이나 그가 벌인 사건과 그 사건을 더 큰 문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자면 매우 편협한 인간이다. 그러니까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밀어내기 남양 유업이나 사원상습폭행 피존, 하이재킹 라면 상무같은 부류의 인간인 거다. 그가 사람을 평가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엔 극도로 편협한 주관주의가 깔려 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술만 처먹으면 '내가 왕년에 말이야'라고 소란을 떠는 사람이거나 2013년에 살면서도 '80년대라면 상상도 못할 옷차림'이란 얼척없는 소리를 해대는 사람인 거다.
사람이 주관적이라는 건 사실 이제 별로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내가 구태여 강용석을 지칭하여 문제를 삼을만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약 그 주관성이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선다면 어떨까? 내가 앞 문장에서 언급한 사람들이 그런 이들이다. 이들에게 주관성, 주관적인 가치관이란 그야말로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거다. 그 누구도 범접해선 안 되는 영역인 거다. 그걸 공격당하면 이들은 못 견딘다. 그래서 고소를 남발하거나 자기 처자식들을 두드려 패는 거다.
문제는 이런 편협한 가치관이 나타나는 집단이 매우 극단적이라는 데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바로 저소득에 교육수준이 낮은 경우다. 당연하다. 몰상식과 반이성주의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무지고 무지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낮은 교육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우습게도 이런 편협함이 주로 나타나는 분야는 바로 고소득과 높은 교육수준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나름 잘 나가는 기업들의 소유주거나 임원급 인사들이 그렇다. 이들은 자신의 사회적 성공이 자신들이 너무나 잘 나서 그런 줄로 안다. 때문에 그런 사회적 성공을 거둔 자신에게 반기를 들거나 혹은 자신의 비위를 거스르는 행위를 옹납하지 않는 것이다. 강용석의 언행은 바로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어쨌든 이들이 권위주의적이고 폭압적인 존재가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하는 말이다. 나라면 그런 인간하고 함께 뭘 하지 못 한다. 나도 그들 몾지않게 주관성이 강한 사람인데 내 시각에서 볼때 그들은 주제파악조차 제대로 할줄 모르고 세상 저 혼자 산다고 생각하는 몰상식한 언행을 보이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간들과 뭔가를 같이 할 생각을 한다는 건 내 기준에선 못할 일이다. 그런데 김구라는 그걸 하고 잇다.
내가 아는 김구라는 기본적으로 강용석과 지행하는 가치관이 다르다. 게다가 김구라 역시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믿음도 강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용석이랑 같은 TV프로그램에 출연한다. 물론 그것이 밥벌이기 때문에 꿋꿋이 참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구태여 그 프로그램을 하지 않다라도 충분히 밥벌이는 될 정도라는 걸 고려하면 적어도 그런 점,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 혹은 남의 생각을 들을 생각조차 없는 편협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나와 비교해볼때 더할 나위없는 장점이다. 그래서 새삼 김구라가 참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는 거다.
기사 말미에 보니 만약 '강용석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이란 질문을 하는 대목이 있다. 글쎄다. 강용석 정도의 인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다. 죄박이도 대통령하는 세상이니까. 사실 그 보다 더 확실한 사실을 꼽으라면 그가 대통령이 되면 죄박이가 집권하던 시절 이상으로 언론의 자유가 탄압받는 독재국가가 될 거라는 점일 것이다. 그가 모자란다고 말한 노무현은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강용석은 대통령이 되지도 아니 되어선 안 된다. 이게 바로 강용석의 편협함이 보지 못 하는 세상의 다른 부분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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