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론 FA는 '계약 기간 만료'를 의미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아닌 경우도 있다. 즉 계약을 맺으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조건들은 매우 다양하다. 그렇다고 양자가 합의만 하면 아무 조건이나 갖다 붙일 수 있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계약은 법적인 테두리안에서만 그 효력을 보호받기 때문에 계약의 내용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 그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한때 논란이 된 '신체포기각서'나 '지나치게 높은 이자'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계약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계약 자체가 무효인 거다.
아무튼 그렇다. 요즘은 일반적이라 별 것 아닌 당연한 권리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사실 FA는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구단들과의 오랜 다춤을 통해 얻어낸 권리다. 우리의 경우도 선수협의회의 발족덕에 제대로 시행되기 시작한 권리다. 그 전까지만 해도 선수들에겐 자신의 계약과 관련된 제대로 된 권리행사같은 것이 보장되지 않았다.
그런데 간혹 일반인들의 상식을 넘어서는 액수의 예약이 성사되기도 하는 바람에 일종의 상대적 소외감의 대상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런 의미없는 엉뚱한 질투와 잘못된 주장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계약이란 주장은 웃기는 소리다. 쉽게 결론부터 말하면 줄만하니까 주는 거다. 선수나 대리인이 떼쓴다고 주는 게 아니란 거다. 특히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신봉한다는 사람들이 자기보다 월등히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 이처럼 근거없는 비난을 한다는 건 웃기는 소리다. 그러니까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들은 속마음을 정확히 말하면 이런 거다. '내가 그 많은 돈을 받는 건 괜찮지만 남이 받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충분히 무시당할만한 소리인 거다.
물론 복지부의 중요한 직책을 가진 어느 분께서 하신 말쌈 '나이 65세가 되어서 기초연금받으면 잘못 산 것'이라는 게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이런 주장 역시 망또두르고 슈퍼맨이라며 담벼락에서 뛰어 내리다 다리몽댕이 부러뜨리는 초딩 수준의 비현실적 망상과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그냥 무시해도 된다.
왜? 이 주장이 정당한 근거를 얻으려면 모든 국민들에게 바늘만큼의 차이도 없을 정도로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일용직 막노동자의 집에서 태어나는 것보다 부잣집에서 태어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면 애시당초 내가 선택할 수도 없는 요소때문에 성공의 확률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게 더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결국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자들의 이런 주장이 성립하려면 이른바 '완전 경쟁'이란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그런데 알다시피 이 개념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학자들조차 비현실적이라고 제쳐놓은 상황이다. 물론 그보다 더 강력한 이유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 나아가 공산주의를 이용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있다는 정치적인 이유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기회의 균등이란 면에서 사회주의적 체제를 이용하고 나머지 다른 부분에선 자본주의적 경쟁 체제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보는 편이다. 그런데 현실은 기회의 균등이란 면에서 가장 핵심부문이라고 할 교육, 의료, 복지를 모두 사적인 영역, 그것도 자본주의적 경쟁이 지배하는 영역으로 던져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튼 이런 주장은 공부 안 해서 무식하고 고루하기 그지없는 인간들이나 늘어놓는 헛소리인 거다. 문제는 우리 나라에선 이런 주장을 집권당이 새누리당과 고위직 관료들이 늘어놓는다는 게 함정이다. 물론 더 큰 함정은 그 주장에 환호성을 지르는 국민들 역시 상당하다는 걸 테지만 말이다.
'아마츄어리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은 인간. (0) | 2013.10.08 |
---|---|
야구는 평균이 지배한다. (0) | 2013.10.07 |
추신수 FA. (0) | 2013.10.05 |
챔스와 UEFA의 차이? (0) | 2013.10.04 |
바이에른 뮌헨 대 맨체스터 시티. (0) | 2013.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