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의학 드라마가 시작하나 보다. 의학 드라마다운 의학 드라마란다. 사실 의학 드라마는 많지만 진실로 의학 드라마인 건 많지 않다. 그러니까 '그레이 아나토미'가 병원을 배경으로, 병원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을 등장인물로 삼지만 의학 드라마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 물론 단지 배경이 병원이라는 것만으로 의학 드라마로 분류하는 기계적인 분류법에 의존하는 경우엔 의학 드라마로 구분하기도 한지만 말이다.
의학 드라마는 '닥터 하우스'같은 경우다. 물론 드라마다 보니 인간사 세상살이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순 없다. 그러나 그보다는 의학적인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어야 하고 설령 인간사 세상사를 다루더라도 그것이 의학적인 소재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도록 이야기들이 짜여져야 하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닥터 하우스'는 매우 탁월했다.
게다가 의학적으로 신선한 소재의 발굴, 즉 드라마 작업을 위한 사전조사가 치밀했으며 캐릭터의 구축 역시 매우 훌륭했다. 심지어 시즌이 거듭되고 이야기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와중에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닥터 하우스 철들기'란 진행에 대해서 꽤 많은 팬덤에서 자못 심각한 반대를 표명할 정도였다. 드라마의 최대 장점이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를 방해한 드문 케이스인데 이건 단점이라보다는 그만큼 드라마가 잘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최근 방영중인 '굿닥터'가 시청율이 좋다곤 하지만 의학 드라마로 분류하기 힘든 것이 그런 이유다. 그리고 과거에 방영된 수많은 의학 드라마들중 의학 드라마라는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그래서 더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한다. '메디컬 탑팀' 그리고 꽤 많은 언론들의 상찬이 그런 부분에 집중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기억을 되돌려 보자. 의학 드라마들이 처음 방영을 시작하던 상황을 돌이켜 보자. 대부분의 의학 드라마들의 첫 회방영분은 대체로 의학적인 소재들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이 보통이다. 왜? 의학 드라마고 그 부분을 강조해야할 필요성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그렇게 시작한 의학 드라마들이 마지막까지 그런 기조를 유지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은 의학 드라마에서 시작해서 일일 연속극으로 변해갔다.
소재를 강조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진득한 의심의 시선을 거두면 안 되는 이유다. 물론 의학 드라마를 빙자한 일일연속극 정도면 만족스럽다는 사람들이라면 의심같은 거 갖을 필요없다. 반면 '제대로 된 의학 드라마'니 '오랜만에 만다는 의학 드라마'니 하는 언론의 부추김에 깜빡 속아서 일일 연속극을 보게 되는 것이 싫은 사람의 입장에선 꽤 중요한 자세다.
P.S.
그런데 주연 남자배우가 권상우다. 초등생 수준의 부정확한 발음과 불안정한 호흡으로 악명높은 그 배우다. 주말 재방이나 아니면 인터넷으로 한 번 봐볼까 생각했지만 웬지 의욕이 사라지고 있다.
'Paper+Me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볼라. (0) | 2014.08.01 |
---|---|
비대칭 무기. (0) | 2014.04.04 |
이상한 광고 두 개. - KT LTE-A, 프로스펙스 YUNA14 (0) | 2013.09.30 |
마블링. (0) | 2013.09.03 |
개그맨은 참 힘든 직업이다. (0) | 2013.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