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grafia

음악과 환경.

The Skeptic 2013. 10. 22. 02:46

이라고 시작하지만 사실 별 건 아니고.

또 다시 돌고돌아 내 소심함과 예민함에 대한 이야기정도 될까?


난 늦잠을 자는 편이다. 

구태여 일찍 출근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보니 그런데

문제는 남들은 나와 다르게 이른바 정시에 출근한다는 거지. 


그래서 내가 곤히 잠을 잘 시간에 일어나서 활기차게 아침들을 시작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내 방과 벽을 맞대고 있는 아파트 옆집인지 옆의 윗집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어나서 욕실에 가서 음악을 틀어놓고 준비를 한다는 거. 


그런데 알다시피 아파트 소음중에 제일은 아이들의 뜀걸음이고 그 다음이 욕실에서 물내려가는 소리잖아. 

그러니까 대체로 욕실이 소음에 취약하다는 건데 그게 들린다는 거지. 내가 곤히 자는 시간에. 

죽을 맛까지는 아닌데 불편하긴 하지. 


그런데 늘 말하지만 난 예민하고 소심하며 암시에 약한 사람이잖아. 

심지어 좋은 의미로 보자면 자기 객관화도 잘 하고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도 그만하면 남한 남자치고 꽤 뛰어난 편이거든. 


그러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 


"내가 내 방에서 노랫소리를 조금난 크게 틀어도 옆 집에선 들리겠지?"


물론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

소심한 사람은 많지만 예민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 

그렇지만 난 그 두 가지를 한번에 시전할 수 잇는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거든. 


아무튼 그런데 내가 또 얼마전에 거금을 들여서 컴터를 업그레이하셨단 말이지. 

말만 5채널인 스피커를 버리고 2채널이지만 꽤 빵빵한 스티커도 새로 장만했지. 

그런데 아직까지 그걸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는 불행한 이야기지. 


그러다 오늘 버스커버스커의 2집 중 '잘할 것'이란 노래를 소릴를 죽여가며 틀었거든. 

그런데 '이건 전혀 다른 노래인 걸!' 싶은 거야. 

그래서 또 늘 하는 결론이 났지. 


"단독주택에서 살아야 해!"


2.

버스커버스커 2집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군. 굳이 별다른 이야기들이 나올만한 상황은 아닌데 애 그럴까 싶었는데 가만 보니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성에 대한 이야기들이더라구. 그런데 난 그들이 무슨 이유로 음악성을 운운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말이지. 


음악적 깊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글쎄다. 난 비틀즈의 노래들이 그렇게 음악적 깊이가 깊은지도 잘 모르겠거든. 심지어 팝음악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Goodbye yellow brick road'같은 노래는 정말 별로라고 생각하거든. 음악석같은 이야기를 떠나서 난 그 노래의 멜로디가 좋다고 생각해본 적이 전혀 없거든. 


누군가는 그와 비슷한 이야기로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이 오랫동안 기억될 그런 노래는 못 된다고도 이야기를 하더군. 그런데 여기서 아바가 출동하면 어떨까? 아바는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음악인이지만 음악성에 대해선 그다지 좋은 평가를 못 받잖아. 그렇다고 그들의 노래가 동시대만을 휩쓸고 먼지처럼 사라져 버렸나? 아니란 건 누구나 알잖아. 


음악적 완성도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부정하자는 주장은 아니고 누구들처럼 그저 모든 걸 개인의 취향 탓으로 돌려버리자는 막 돼먹은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닌데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그 주장이 담고 있는 한계정도는 정확히 알고 하자는 거지. 음악성 혹은 음악적 완성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으면 거기까지만 말하면 되는 거야. 음악성이나 완성도가 떨어지니 대중성도 떨어질 거라는 주장은 단언컨데 경계를 넘어선거거든. 그것과 그건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사실을 가지고 말하는 게 가장 좋은 거지만 알다시피 세상사 모든 일이 모두 증거가 남는 건 아니거든. 결국 우리는 꽤 많은 경우 일종의 논리나 추론에 의해 판단을 내리게 되는데 중요한 건 그 추론이나 논리 역시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그런 걸 함부로 뒤섞으면 모자란 반편이 되는 거고 그게 대중적이 되면 '나라 꼴이 이 모양인데'가 되는 거거든. 


물론 그렇다고 그 모든 주장, 염려, 걱정, 노파심을 모두 이해 못하겠다는 건 아니고 이해가 되는 부분들도 있어. 


버스커버스커의 2집이 1집에 비해서 조금 떨어진다는 지적같은 건데 그건 나 역시 동의하거든.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버스커버스커라는 밴드의 한계가 아니냐라는 지적도 나오는데 그건 비약이지. 무엇보다도 이제 고작 2집 앨범낸 밴드라는 거. 두번째 이유는 그들이 말하는 한계가 내 귀엔 특징이라고 들린다는 점이지. 


리드싱어의 노래 실력이 떨어진다고는 지적도 그런 부분인데 아마 예전에 야들이 무슨 tv공중파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전해서 그런 평가를 받은 탓도 큰 것 같은데 말야. 내 의문은 '왜 그게 문제냐?'는 거지. 물론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처럼 노래를 해준신다면야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알다시피 세상엔 그런 가수들이 더 드물잖아. 밥 딜런 노래 겁나 못해. 그런데도 대단한 음악인으로, 심지어 가수로 취급받잖아. 


솔직히 음악성,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를 깊게 할 정도는 못 되는데 한 가지는 알 것 같아. 버스커버스커를 둘러싼 최근 몇 가지 지적들이 매우 비논리적이라는 거. 


3.

결론은 단독주택에서 살아야 한다는 거. 

좀 더 근본적인 결론은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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