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너무나 대중적이 된 나머지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자막으로 등장할 정도다. 그래서 간혹 이 문구의 연원을 모르는 이들은 꽤나 저명한 철학자쯤 되는 이가 남긴 유명한 경구쯤 되는 걸로 아는 경우도 있는데 사실 이 문구의 기원은 남한 B급 문화의 현역 최고봉이자 격렬한 찬반논쟁의 온상인 디씨다.
더불어 설명하자면 일베라는 같잖은 사이트가 여전히 사람들, 특히 나름 자신들은 재기발랄하다라고 믿는, 그러나 실은 어리고 어리석은 중2병 환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 역시 그 곳의 뿌리가 디씨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물론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일베는 디씨가 가진 최소한의 자기 자정능력같은 것조차 상실했다는 점일 게다. 그러나 애초에 디씨를 만들고 그렇게까지 영향력있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사람조차도 간혹 일베스러운 발언을 하는 걸 보면 그건 일종의 원죄일런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곤 해도 나이가 들고 대가리가 커지는데도 여전히 일베스럽거나 중2병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는 건 단순히 원죄라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런 수준은 사실상 종교적 광신의 레벨이며 중2병을 넘어선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런 고로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디씨스러운(주의하자. '디씨스럽다'는 건 '일베스럽다'와 동의어가 아니다. 그게 동의어가 되려면 디씨에서 일베가 쫗겨나는 일같은 건 벌어지지 않았을 거다. 명확하게 말하자면 일베는 B급 문화의 온상에서조차 쫗겨날 정도로 문제가 많은 곳이다. 누차 말하지만 그들은 함부로 타인을 혐오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다) 단어나 문구, 발상들이 등장하는 건 어쩌면 늘상 자극적인 읏음거리를 찾아내야 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의 속성상 어쩔 수 없이 빠지게 되는 함정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그들중 판단능력을 결여한 몇몇 정신나간 것들이 디씨가 아닌 일베를 차용하는 헛지랄을 하는 것이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이 문장의 연원은 이러하다. 그리고 늘 그렇듯 문장 자체보다는 해석이 문제다.
이 문장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꽤나 의미깊은 부분을 찾을 수 있는데 그건 바로 대중관과 연결된다. 많은 진보 혹은 자칭 진보들이 대중에 대해서 언급할 때 빠지게 되는 함정이 바로 위의 문자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심지어 위의 문자이 대중들에 대한 냉철한 평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위 문장의 앞 부분에서 주어를 찾아보자. '인간'일까? 아니다. '인간의 욕심'이 주어다. 즉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욕심'이지 '인간' 그 자체가 아니다. 고로 위의 문장에 의거하자면 대중들이 제대로 아는 게 없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게 아니라 욕심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주목할 지점은 인간이나 대중,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욕심이고 그 욕심이 현실과 그 현실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에게서 어떤 구체적인 양태로 발현되고 고착화되는가를 보는 것이다.
물론 안 그런 애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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