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이 아바타에 대해서 감상평을 썼단다. 개인적으로 김수현의 가치관이나 작품에 대해 그리 후한 평가를 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별다른 관심은 없었다. 다만 대문으로 설정된 포탈 메인에 떳길래 읽었다. 그리고 그 평가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 자기 작품에 대한 평인가?"
"영화에서 비쥬얼의 발전만큼 중요한 요소가 뭐가 있지?"
보건데 그는 영화란 다른 예술분야의 장르적 특징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 여타 다른 장르들에 비해 영화가 가지는 장르적 특징은 다른 무엇보다도 '비쥬얼'이다. 극장이란 특징적 공간을 사용하는 예술장르에서 비쥬얼을 빼고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 심지어 기존의 영화들보다 월등하게 발전된 비쥬얼적 기법을 소개했다는 것만으로도 거장으로 칭송받는 감독들조차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가 매우 참신하고 뛰어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어서 거장 소리를 듣는가? 아니 그는 영화란 장르가 갖추어야 할 비쥬얼적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기에 거장으로 칭송받는 것이다.
게다가 그의 전공 분야라할 서사 구조에 대한 지적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그는 예술 창작활동이 갖추어야 할 원론적인 수준의 지적을 한다. 사실 일반론적인 관점에서 늘 옳을 수밖에 없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 일반적으로 옳은 지적에서 그의 작품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그의 말투를 빌자면 미안하게도 난 그의 작품에서 새로움을 발견하지 못 했기에 언제부터인가 그의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게 되었다. 비난하자는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다. - 쓰고 나니 참 편리한 방식이란 느낌이 든다.
난 장인들을 좋아한다. 일평생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에선 일가를 이룬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인내심과 끈질김에 혀를 내두르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 자기만의 우물에 빠져 버리고 심지어 자신이 우물에 빠진 것조차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좋아하진 않는다. 그들이 장인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진 않다. 장인이 천재는 아니니까. 다만 그들 스스로가 장인아라는 걸 그래서 어쩌면 다른 분야에 대해선 다른 일반인들보다도 더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모든 것을 자신이 이루어 놓은 틀에 꿰어 맞추어야만 한다고 믿는 프로크라테스로 살지 않기를.
p.s.
참고로 말하자면 난 아직 아바타를 보지 않았다. 그리고 요즘 심정같으면 남조선 인구 중 천만이 보았다는 그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다. 남조선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현다이 자동자 몇 대 더 팔자고 스크린 쿼터를 내버린 멍청한 작태가 천만이란 스코어에 겹쳐지면서 죄없는 영화 아바타까지 밉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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