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값 논란 롯데 아해들이 닭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했단다. 그랬더니 그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튄다. '닭 원가 논란'이다. 그런데 이게 뜬 금없는게 다른 요소들은 배제하고 '생닭 한 마리 원가'라는 점이다. 이건 사실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이걸 붙잡고 시비를 거는 이유는 '닭값이 비싸다'는 이미 마련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짓이다. 닭튀김을 파는데 닭 한마리의 원가가 그렇게도 중요한가? 아니 절대로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보자. 내가 집에서 닭 한마리를 튀겨 먹는다. 집에 도라에몽 한 마리를 키우고 있지 않은 이상 생닭 한 마리 사다가 닭튀김을 만들 수는 없다. 하다못해 식용유라도 있어야 하고 가스비와 물값이 들어간다. 생닭을 손질하기 위한 장비들도 필요하고 요리를 할 나의 노동력도 들어가게 마련이다. 심지어 요리가 끝난 후 나온 쓰레기를 처리할 비용까지 필요하다. 이런 요소들을 모두 계산하면 과연 얼마나 나올까? 사실 추정이 거의 불가능하고 한다고 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기에 하지 않는다. 그저 중요한 건 생닭 한 마리 사다가 뭘 어떻게 해볼 수는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일반적인 경우 경제학적으로 '원가'라는 의미는 이런 제반 요소들을 모두 감안한 것을 의미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도라에몽 한 마리 키우고 있는 집이라면 생닭만으로도 원가라고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도라에몽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제로라고 치고) 그런 능력없는 집은 생닭만을 일러 원가라고 부를 수 없다. 이건 단순한 경제 논리다. 같은 상품인데 인터넷 쇼핑몰 가격과 매장의 가격은 왜 차이가 날까? 매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가게 임대료, 전기세같은 각종 공과금, 직원같은 원가 상승요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다른 요소들은 무시한 채 단지 생닭만 놓고 가격운운하는 건 머저리같은 짓이다. 이건 소비자의 권리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무지, 그리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증명이거나 알고 있으면서 생떼써보겠다는 심사거나 둘중의 하나다. 물론 이 생떼의 결과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는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폭리 문제다. 실제로 알게 모르게 꽤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이상한 명목으로 가맹점들에게 원가상승요인을 덮어 씌우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의미가 아닌 생떼라면 사실 일고의 가치조차 없는 일이다.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닭 한 마리의 가격과 닭튀김의 가격 차이가 그렇게 불만이신 분이라면 그냥 님께서 닭집 차리고 5.000원 짜리 닭팔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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