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뻔 했다.
점심을 먹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았더니만 마포경찰서란다.
대포통장 사기사건에 연루가 되었는데 현재 내 신분이 피의자, 그러니까 대포통장을 돈받고 판 혐의가 있단다.
사건은 '박창식 명의도용 사건'이란다.
그러니 혐의를 벗기 위해선 일련의 절차를 따라야 한단다.
그렇다. 보이스 피싱이다.
그런데 예전과는 달리 참으로 용의주도하다. 식사하고 있어서 긴 통화가 힘드니 내가 다시 전화하겠다고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니 주저하지 않고 변호를 알려준다. 통화를 끊고 다시 전화했더니만 안 받는다. 혹시나 싶어 마포서로 직접 했더니만 심지어 실제로 있는 번호다. 그러나 알다시피 나한테 전화한 사람은 없단다.
보이스 피싱이 진화하고 있다. 속기 딱 좋다. 내가 의심하게 된 것도 원래 경찰서나 관공서에서 전화를 하면 일단 관등성명부터 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화를 다른 부서로 돌려줘도 일단 관등성명, 그러니까 '마포경찰서 **과 ***입니다'라고 대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런 게 전혀 없어서였다. 그러니까 아주 사소한 걸 의심한 덕이다. 주의하자. 속기 정말 좋다.
확인한 결과 경찰이나 검찰을 비롯한 관공서에선 개인의 정보를 인터넷에 존재하는 사이트를 통해서 확인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고 한다. 그러니 만약 이런 절차, 개인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겠노라고 하면 100% 보이스 피싱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준비를 워낙 잘 해서 전화하기 때문에 속을 우려가 높다. 게다가 '당신은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그러니 그 범죄 혐의를 벗기 위해선 이런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모르는 사람들은 겁을 먹고 하라는 대로 하기 십상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만약 인터넷의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서 개인정보와 거래하는 금융기관, 통장번호,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면 일단 무조건 끊어야 한다. 국가기관에선 절대로 그런 걸 하지 않는다.
p.s.
그나저나 박창식은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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