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er+Media

해독주스.

The Skeptic 2013. 5. 23. 00:24

해독주스


해독주스? 심심해서 인터넷을 보는데 어떤 연예인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었다고 소개를 했더라. 그런데 이상한 건 해독주스라고 부른 주스의 정체다. 브로콜리, 양배추, 검은 콩을 갈아서 먹는 것이었다. 브로콜리, 양배추, 검은 콩에 독을 없애는 성분이 들어있단 말인가? 물론 내가 식품영양 전문가가 아닌 지라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그 식품들이 그런 작용을 한다는 건 어쨌든 들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아주 상식적인 수준에서 판단해봐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 식품들이 해독(일단 그게 어떤 독인가와는 상관없이)에 탁월한 작용을 한다면 우리가 몰랐을 리가 없다. 구하기 어렵다거나 값비싼 식재료도 아닌데 효과는 탁월하다면 모를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난 아직까지 그 식재료들이 그런 면에서 탁월한 작용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신선한 식재료를 잘 조리해 먹으면 분명히 몸에 좋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해독주스라 불리는 것을, 혹은 디톡스 작용을 한다고 하는 것들 역시 대체로 이런 류에 들어가는 것들이다. 당연히 예전보다 몸 상태가 나아질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그런 것들을 먹어서가 아니라 그것들을 먹기 위해 다른 안 좋은 것들을 먹지 않은 탓도 크다. 


만약 해독주스라는 것을 간간이 먹으면서 다른 생활습관이 그대로라면? 골초에 인스턴트 식품을 즐기고 과음, 과식, 폭식하는 와중에 아침에 한 번정도 해독주스, 디톡스 주스를 마셨다. 만약 그런데도 몸상태가 예전보다 좋아진다면 나라도 당장 해독주스, 디톡스 주스 마시겠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거다. 


해독주스나 디톡스 주스보다 더 중요한 건 그런 것을 챙겨 먹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다. 그리고 그 덕에 예전엔 별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해오던 안 좋은 생활습관들을 끊거아 줄인 것이다. 결국 몸상태가 좋아진 건 해독주스, 디톡스 주스 때문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가 건강에 쏟은 관심과 행동 때문인 거다. 


이걸 거꾸로 생각하지 마라. 






'Paper+Me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장 빛나는 순간.  (0) 2013.06.04
동정심 욕하지 말라는 거지.   (0) 2013.06.02
KBS‘다큐극장’ - 아베랑 뭐가 다른가?   (0) 2013.05.05
무한도전 매니아?  (0) 2013.05.04
정교수의 착각.   (0) 201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