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출근 안할수도 있어요."
"왜?"
"로또 당첨 되면요. 어제 정말 좋은 꿈 꿨거든요."
"...... 그러든지."
뭐 우스개 소리다. 정말로 당첨되면 좋은 것이고. 그런데 단지 길몽을 꾸었다는 이유로 로또나 복권에 당첨된다는 건 우스운 이야기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미 난 몇 번은 당첨되었을 것이다. 꿈에 대통령을 만나거나 조상님을 만나면 좋은 꿈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올 해만 해도 난 어림잡아 10번 정도는 꿈에서 대통령을 봤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가 있던 기간엔 노무현 대통령도 만났고 말이다. 그런데 로또는 당첨되지 않았다.
심지어 작년인가엔 꿈에 작고하신 아부지께옵서 친히 등장하셨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난 꿈을 꾸면서도 그게 꿈이라는 걸 인지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꿈에 그 좋다는 조상님이 나오셨으니 거두절미하고 로또 당첨번호를 알려 달라고 했다. 아부지께선 아들의 그 밝칙하고 예의없는 요구에 낙담하시거나 아쉬워하지도 않으시고 시원스레 번호 5개를 불러 주셨다. 당연히 난 그 번호로 로또를 샀고 또 당연히 당첨되지 않았다. 그 이후로 혹시나 싶어 그 번호로 로또를 사지는 않으나 기록해놓았고 근 1년정도를 번외경기식으로 맞춰보았다. 결과는 두어번인가 꼴등에 당첨된 것 이외엔 아무 성과도 없었다.
꿈은 무의식의 발현일 뿐이다. 꿈과 현실은 별개인 거다. 물론 앞으로도 이른바 길몽을 꾸면 로또를 살 것이고 조상님께옵서 등장하면 거두절미하고 숫자 6개를 불러 달라고 요구할 테지만 말이다.